산업 산업일반

영세 휴대폰 판매점서 번호유출

■ 복제폰 사기 기승<br>대당 비용 5만~7만원… 5~6분만에 복제 가능<br>하루 3,000건 '통화이상'… 반드시 인증받아야


영세 휴대폰 판매점서 번호유출 ■ 복제폰 사기 기승대당 비용 5만~7만원… 5~6분만에 복제 가능하루 3,000건 '통화이상'… 반드시 인증받아야 김문섭 기자 clooney@sed.co.kr 직장인 이수진(28ㆍ가명) 씨는 최근 휴대폰 요금고지서를 받아보고 깜짝 놀랐다. 평소 이용하지도 않은 H게임사이트에서 소액결제를 10만원어치나 한 것으로 나왔기 때문이다. 황급히 이 달치 사용내역을 확인해 봤더니 L게임 이용료 10만원이 찍혀 나왔다. 이 씨는 해당 게임업체에 항의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휴대폰이 불법복제됐다는 사실을 알았다. 최 아무개라는 정체불명의 남자가 복제폰을 이용해 휴대폰 결제한도인 월 10만원씩을 이 씨 명의로 결제한 것이다. ◇복제폰 범죄 소액결제로 확산= 온라인게임ㆍ포털 업체들에는 요즘 이 씨와 비슷한 일을 겪은 이동통신 가입자들의 항의가 심심찮게 이어진다. 휴대폰을 잃어버린 적도, 누구에게 빌려준 적도 없는데 어떻게 휴대폰으로 결제를 했느냐는 것이다. 최근의 복제폰 소액결제는 인기있는 몇몇 온라인게임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온라인게임의 아이템이나 사이버머니는 거래 사이트를 통해 현금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소액결제는 휴대폰당 월 10만원 한도를 넘지 못하게 돼 있어 서너 차례에 걸쳐 2만~3만원씩 결제가 이뤄진다. 정보통신부의 한 관계자는 "복제폰 범죄는 휴대폰 고유번호를 유출하는 정보담당과 복제담당, 환금담당 등으로 조직화돼 있다"며 "환금은 주로 게임 거래사이트를 통해 이뤄지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복제폰 어떻게 만드나= 복제폰을 만들기 위해서는 휴대폰의 고유번호(ESN)와 전화번호를 알아야 한다. A라는 휴대폰의 고유번호를 B 휴대폰에 이식하면 A와 B는 이동통신 시스템에서 똑같은 휴대폰으로 인식된다. 이 경우 A 휴대폰으로 걸려오는 전화와 문자메시지는 B 휴대폰에도 동시에 수신되거나 어느 한쪽으로만 수신된다. 발신전화도 동시에 사용하지만 않으면 아무 문제가 없다. 휴대폰 고유번호가 대량으로 유출되는 경로는 일부 영세한 휴대폰 판매점인 것으로 관계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복제폰 1대를 만드는 데 걸리는 시간은 불과 5~6분, 복제 비용은 대당 5만~7만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형 휴대폰은 복제위험 높아= 정통부와 이동통신사들은 휴대폰 복제를 차단하기 위해 지난 3월 '인증번호' 서비스를 도입했다. 고유번호 외에 또 다른 인증번호를 확인해 복제폰을 차단하겠다는 취지지만 올해 3월 이전 생산된 구형 휴대폰에는 대부분 이런 기능이 없다. 또 인증번호 확인이 부가서비스로 돼있어 신형 휴대폰 사용자라도 가입을 요청해야만 복제를 막을 수 있다. 이 때문에 정통부는 인증번호 서비스를 의무화할 방침이다. 이통사들은 구형 휴대폰 사용자들의 복제폰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복제폰 검출시스템도 가동하고 있다. 예를 들어 서울에서 9시에 전화를 걸었는데 30분 후 부산에서 같은 휴대폰으로 발신이 이뤄지면 이상(異常) 통화패턴으로 간주, 집중감시 대상이 된다. SK텔레콤은 "하루 평균 3,000건 정도의 이상 통화패턴이 발견되고 있으며 이 중 복제됐을 가능성이 높은 30여명 정도에게 이런 사실을 알려준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시스템도 복제폰 사용자가 발신을 최소화하거나 아예 쓰지 않는다면 잡아내기 힘들다는 맹점이 있다. 휴대폰을 바꾸거나 번호를 변경하지 않는 한 복제폰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남아있는 셈이다. 입력시간 : 2005/07/20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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