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펀드인 소버린자산운용이 SK㈜에 이어 LG 지분도 전량 처분함에 따라 LG 관련 주가에 미치는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소버린이 주식을 전량 매각함에 따라 물량 부담이 사라져 LG전자와 ㈜LG 주가에는 장기적으로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내 증시에서 손 떼=사실 이번 지분 매각은 소버린이 지난 2일 ㈜LG와 LG전자 지분 보유목적을 ‘경영참여’에서 ‘단순투자’로 변경할 때부터 예견된 것이었다. 이는 SK㈜ 경영권 분쟁 때와 달리 LG의 경우 적대적 인수합병(M&A) 테마를 통한 ‘주가 띄우기’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LG의 경우 구본무 회장 등 대주주 지분이 51.49%, LG전자도 지주회사인 ㈜LG 지분이 36%에 달한다. 소버린은 더구나 최근 외국계 투기자본에 대한 국내 여론마저 나빠짐에 따라 LG에 대해 경영권 개입 시도조차 하지 못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주식매입 후 LG전자의 실적이 환율하락ㆍ고유가 등으로 악화, 주가가 하락하자 서둘러 손을 뗀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증시 안팎에서는 소버린이 일단 한국 증시에서 철수한 뒤 관망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SK 사태 이후 소버린의 투자 행태에 대해 반감이 커진데다 다른 기업들도 경영권 방어 장치를 잇달아 마련하고 있어 만만한 투자처를 발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LG 투자로는 500억원 손실=소버린은 SK㈜ 주식 처분으로 8,000억원 이상의 천문학적인 수익을 올린 반면 LG로는 502억원의 손실을 입었다. 소버린은 올초 LG전자 주식을 주당 7만2,100원씩 7,253억원에, ㈜LG 주식은 주당 2만650원씩 2,496억원에 매입했다. 반면 매각가격은 LG전자는 주당 6만2,000원씩 6,238억원, ㈜LG는 주당 2만4,910원씩 3,009억원이었다. LG전자에서 1,015억원의 손해를 입은 반면 ㈜LG에서 513억원의 차익을 올려 전체적으로 502억원의 손실을 입었다. 반면 소버린은 SK 투자로는 두 차례의 배당금 480억원을 합쳐 8,040억원의 차익을 올렸다. 결론적으로 총 1조1,519억원을 투자, 2년반 만에 7,538억원을 벌어들인 셈이다. ◇주가에는 오히려 긍정적=소버린 지분 매각으로 이날 LG전자와 LG 주가는 각각 1.86%, 4.39% 하락했다. 하지만 잠재적인 물량 부담이 해소된 만큼 장기적으로는 주가에 긍정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LG전자 주가 약세 이유 중 하나가 소버린이 매입 가격인 7만2,100원 이상으로 오를 경우 매각할 가능성이 컸기 때문이다. 최현재 한화증권 애널리스트는 “소버린의 매도 가격에서 주가가 지지를 받을 것”이라며 “소버린의 지분 매각으로 수급 리스크가 해소됐다”고 평가했다. 노근창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LG전자의 경우 3ㆍ4분기 실적회복 신호만 나타난다면 주가가 상승 추세를 보일 것”이라며 “LG측 지분을 대부분 외국인이 받아감에 따라 현 주가가 바닥권이라는 인식이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