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나진항 개방 직접 거론… 지원 요청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방중 기간 중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중국의 개혁개방 성과를 높게 평가한 것은 중국의 전폭적인 지원을 통해 심각한 경제난을 해소하겠다는 의도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중국이 추진중인 동북 3성 개발의 핵심축인 ‘창ㆍ지ㆍ투(창춘-지린-투먼)’와 북한 라진항 개발이 연계되면서 최대한 경제적 효과를 이끌어내기 위한 양국의 행보가 가시화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30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과 북한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지난 27일 후 주석과 정상회담을 갖고, 중국 공산당의 개혁ㆍ개방 정책을 “매우 정확했다”고 평가하며 포괄적 경제지원을 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은 또 후 주석에게 6자회담 재개 지지의사를 표명하고, 3남 김정은으로의 권력승계에 대한 협조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후 주석은 다만 “경제발전은 자력갱생도 있지만 대외협력도 필요하다. 이는 시대흐름에 따르는 것이고 국가발전을 가속화하는 필수적인 경로”라고 답해 북한의 개혁ㆍ개방을 거듭 요구하고 나섰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북ㆍ중 협력 강화에 의해 한ㆍ미의 움직임도 앞으로 빨라지고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 정세가 획기적인 전환점을 맞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김 위원장, ‘라진항’ 언급하며 식량지원 요청=김 위원장은 ‘창ㆍ지ㆍ투 개발 선도구’ 전역을 돌며 이들 지역과 연계해 북한의 경제난을 타개해 보겠다는 의지를 대내외에 내비쳤다. 이에 따라 김 위원장은 후 주석과의 회담에서 중국과의 경제 교류 협력 확대를 강조하면서도 북한 라진항 개발을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동북 3성 개발의 연계 지역으로 라진항 개발이 이뤄질 경우 경제적 효과가 대단할 것이란 근거에 따른 것이다. 김 위원장은 또 후 주석에게 대규모 식량 지원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후 주석은 대규모 식량 지원을 약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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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각한 경제난 극복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는 김 위원장인 만큼 이날 요청은 중국으로부터 대규모 투자 유치를 위한 직접적 구애인 셈이다.

◇6자회담 재개 지지 선언…중국에 ‘일임’ 가능성도=김 위원장의 요청에 후 주석이 화답한 것은 김 위원장의 6자회담 언급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는 게 대북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김 위원장이 “조속한 시일내에 6자회담 재개를 희망한다”고 밝힌 것은 북한이 중국으로부터 경제지원과 함께 후계구도를 인정받는데 따른 반대급부로 이뤄진 것이란 이야기다. 결국 6자회담 재개와 관련한 '선물'을 중국이 북한에 줬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김 위원장 방중을 계기로 6자회담 재개로 대변되는 대화 흐름이 강한 추동력을 받을지 주목된다.

아울러 특히 북한은 그동안 6자회담 재개조건으로 제시했던 제재해제와 평화협정 우선논의를 철회하고 6자회담 재개 프로세스를 중국에 '일임'했을 것이란 시나리오 마저 제기되고 있다. 경우에 따라 한ㆍ미가 ‘불가역적 비핵화 조치’로 요구해온 일부 사항을 약속했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는 게 외교소식통들의 분석이다.

◇김정은 권력승계 협조…혁명성지 순례로 대내외 과시=이어 김 위원장은 권력승계에 대한 중국측의 지지와 협조도 아울러 요청했다. 김 위원장은 회담 후 열린 환영 연회에서 “복잡다단한 국제정세 속에 조중(북중) 친선의 바통을 후대들에게 잘 넘겨주는 것은 우리들의 역사적 사명”이라고 말했다. 이는 사실상 김정은으로의 권력이양에 중국이 지지와 협조를 해달라는 것이다.

결국 김 위원장의 이번 방중은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의 입장에 손을 들어주면서, 그 대가로 경제지원과 권력승계에 대한 지지를 요청하려던 목적 하에 이뤄진 것으로 확인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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