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미국 의회, 아베 상하원 합동연설 허락할듯

베이너 의장 공식 초청 동의… 4월 28~29일께 연설 유력

"과거사 반성 없인 안돼"… 한인단체 즉각 저지 나서

아베 신조 총리가 일본 총리로서는 사상 처음으로 미국 상하원 합동연설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까지 이케다 하야토(1961년) 등 일본 총리가 하원에서 연설한 적은 있지만 상하원 합동연설을 한 사례는 없었다.


18일(현지시간) 미국 현지 소식통은 "현재 의회 지도부의 기류를 볼 때 존 베이너 미국 하원의장이 아베 총리의 상하원 합동연설을 허용하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안다"며 "조만간 아베 총리에게 의회연설 초청장을 발송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정치·외교 관련 정보지인 넬슨리포트도 이날 "베이너 의장이 아베 총리의 합동연설을 위해 공식 초청장을 보내는 데 동의한 것으로 안다"며 "그러나 기술적인 문제와 논의절차 등으로 공식 발표는 하지 않은 상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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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총리는 다음달 26일께 미국을 공식 방문할 예정이며 28∼29일께 수도 워싱턴DC에서 합동연설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마이니치신문은 아베 총리가 오는 4월26일부터 5월3일까지 미국을 방문하는 것으로 양국 정부 간에 조율이 진행되고 있다고 19일 보도했다. 또 4월28일 워싱턴DC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미일 방위협력지침(가이드라인) 개정,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등에 대해 협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베 총리의 방미 소식이 알려지자 한인단체들은 즉각 저지에 나섰다. 시민참여센터와 워싱턴지역정신대문제대책위원회는 18일 베이너 하원의장을 비롯해 상하원 의원들을 찾아가 아베 총리의 연설에 반대하는 서한을 전달했다. 이들은 미국 정치전문 매체인 '더힐(The Hill)'에 실린 '아베 총리는 사과하라'는 제목의 광고를 보여주고 6,000명이 넘는 한인들의 반대서명도 전달했다. 시민참여센터는 "아베 총리의 역사수정주의는 2차 세계대전 당시 희생된 미국인들에 대한 직접적 도전"이라며 "아베 총리가 도쿄 재판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전범들의 죄과를 인정하고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지 않겠다고 약속하지 않는 한 의회연설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워싱턴지역정신대문제대책위원회도 "미국 하원이 2007년에 통과시킨 위안부 결의안을 무시하는 아베 총리의 역사수정주의는 미국민이 대표해온 가치에 위배된다"며 "아베 총리가 역사수정주의를 철회하고 전쟁 희생자들에게 공식 사과하지 않는 한 의회연설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지한파인 마이크 혼다 민주당 의원도 아베 총리가 먼저 과거사에 대한 사과부터 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아베 총리가 워싱턴DC에 와서 대통령과 의장을 만나는 것은 좋지만 상하원 합동연설을 하는 것은 큰 특혜"라며 "만일 아베 총리가 연설하게 된다면 1930년부터 1945년까지 조직적으로 소녀와 여성들을 납치한 사실을 인정하고 일본 정부를 대신해 명백하게 사과하며 역사적 책임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아베 총리가 자유민주주의 국가이자 국제사회의 일원인 국가를 이끄는 세계적 지도자가 되려면 (위안부 문제에 대한 사과와 책임 인정은)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고 덧붙였다.


최용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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