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올 크리스마스엔 아이돌 캐럴 울리네

시대따라 옷 갈아입은 캐럴<br>60~80년대 어린이·코믹송 유행<br>최근엔 협업 통한 시즌송 봇물


구한말 서양문물과 함께 크리스마스가 국내에 전파된 후 '캐럴'은 연말 문화의 상징이 됐다. 12월 한 해의 끝자락, 귀를 즐겁게 했던 캐럴은 '어린이 캐럴→코믹 캐럴→시즌송' 등으로 시대에 따라 옷을 갈아입었다.

1960년대 한국전쟁으로 폐허가 된 사회 분위기를 밝고 희망차게 조성해야 할 시대적 요구와 맞물려 국내에 최초로 '코믹 캐럴'이 등장했다. 1966년 당대 최고의 희극인이자 가수이기도 했던 서영춘 씨가 여성듀엣 걸그룹 '갑순을순'과 함께 '징글벨'을 발표했다. 1970년대에는 당시 6살짜리 어린이 가수였던 박혜령이 부른 동요 캐럴 음반이 큰 인기를 끌면서 동요풍 '어린이 캐럴'이 주류로 등장했다. 1984년 개그맨 심형래가 낸 캐럴집이 캐럴 음반 사상 최고의 판매량(약 30만 장 추정)을 기록하면서 1980년대 중반부터는 개그맨 출신 연예인들이 만든 '코믹 캐럴'이 음반시장을 점령했다. 이후 크리스마스 캐럴 앨범 발매가 유행하면서 송창식, 김세환, 양희은 등 당대 최고 포크가수뿐만 아니라 패티김, 펄시스터즈, 이미자, 나훈아 등 인기 가수들이 너도나도 캐럴 앨범을 선보였다.

시대에 따라 변모해 왔던 캐럴이 최근에는 '시즌송'이라는 이름을 내걸고 대중 문화 깊숙히 파고들고 있다. 캐럴이라는 장르로 한정 짓기보다는 겨울이라는 계절이 주는 특별함에 걸맞게 기획된 곡을 일컫는다. "음원 소비 주기 자체가 짧아지는 등 음악 소비 환경이 달라지고 가요시장 음원 경쟁 또한 치열해지면서 단순히 '캐롤'이라는 협소한 시장을 겨냥하기보다 계절적 분위기에 맞춘 기획성 신곡들이 주류를 형성해 각광 받게 됐다"고 강태규 대중음악평론가는 말한다.


올해는 11월 말부터 지금까지 쏟아진 '시즌송'만 줄잡아 30여 개에 이른다. 이 가운데 주된 흐름을 이루는 것은 K팝 아이돌 가수가 부른 곡이나, 기획사마다 소속 가수들이 함께 입을 모아 부른 단체곡(콜라보레이션)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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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대세 아이돌로 자리매김한 12인조 남성 아이돌 그룹 '엑소'(SM엔터테인먼트)는 지난 9일 '크리스마스 데이', '더 스타', '첫눈' 등 총 6곡이 수록된 겨울 스페셜 앨범 '12월의 기적'(사진)을 발매했다.

이 밖에도 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성시경·박효신·서인국 등), 큐브·에이큐브엔터테인먼트(비스트·포미닛·지나·허각·비투비·김기리 등), 스타쉽엔터테인먼트(씨스타·케이윌·보이프렌드 등), 빅히트엔터테인먼트(임정희·2AM·에이트·방탄소년단 등), 미스틱89(박지윤·김예림·장재인 등)등은 소속 연예인들이 뭉쳐 합동 음원을 냈다. 이들 '시즌송'은 현재 각종 음원차트에서 상위권에 진입하며 높은 호응을 받고 있다.

정부 공인 모바일 음원 차트인 가온차트의 12월 셋째 주(8일∼14일) 종합 순위에 따르면, 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들이 함께 불러 내놓은 '겨울고백'이 1위, 엑소의 '첫 눈'이 2위를 차지하는 등 차트 '톱 10'의 절반 가량을 겨울 시즌송이 차지할 정도로 인기다.

김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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