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세계은행] "개도국 경제회복 지연... 위기 장기화"

「올해 개도국 경제성장률은 지난 82년 이후 17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고, 경제위기는 당초 예상과 달리 장기화될 것이다」세계은행이 7일 연례 「세계개발금융(GLOBAL DEVELOPMENT FINANCE)」 보고서를 통해 밝힌 아시아 등 개도국 시장에 대한 경제전망 요지다. 올해 경기침체가 바닥을 치면서 본격적인 회복기에 접어들 것이란 기존의 전망과는 전혀 다른 비관적인 분석이다. 세계은행은 특히 지난해 10월 내놓았던 개도국 경제전망치를 수정, 2.7% 성장에서 1.5%로 낮춰 잡았다. 이는 지난해의 평균 성장률 1.9%보다도 크게 낮은 것이다. 세계은행은 올들어 아시아 등 개도국의 경제개혁으로 외국의 직접투자가 활성화될 것으로 보이지만 금융위기 여파에 따른 교역 감소와 상품가격 하락, 국제자금 유입의 위축 등으로 경제침체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세계은행의 보고서 내용을 요약한다. ◇세계 경제전망= 올해 전세계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1.8%로 당초 지난해 10월 예상치인 1.9%에 비해 0.1%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또 내년도 세계 GDP 성장률은 2.4%, 2001년에는 2.8%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이 역시 6개월전 예상치인 각각 2.7%와 3.0%보다 낮은 것이다. 이처럼 당초 전망치를 축소 조정한 것은 개도국의 경제회복이 예상보다 더뎌지면서 위기가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이다. 서방 선진 7개국(G7)의 경우 지난해 GDP 성장률 1.8%에서 올해는 1.7%로 다소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국가별로 미국은 올해 3.1% 성장한 후 내년에 2.1%로 성장률이 둔화되고 일본의 경우 새로운 경기촉진책에도 불구, 올해 0.9%의 GDP 감소가 예상된다. ◇개도국 경제전망= 아시아와 브라질의 경제회복 징후에도 불구, 개도국들의 금융위기는 당초 예상보다 장기화돼 2001년 이전에는 회복되지 않을 것이다. 특히 개도국의 올해 GDP 성장률은 98년의 1.9%나 97년의 4.8%보다 낮은 1.5% 수준에 그쳐 지난 82년 이후 가장 낮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다. 또 내년에는 개도국들의 GDP 성장률이 3.7%로, 2001년에는 4.6%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보이지만 이같은 성장률 역시 올해 2.7%, 내년 4.3%, 2001년 4.8% 성장할 것으로 봤던 당초 예상치보다 축소된 것이다. 지역별로는 동아시아의 경우 중국과 한국을 제외하고 0.9%의 낮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더우기 미국의 경기확장을 주도해온 주식시장이 조정을 받고 유럽의 성장 둔화와 일본 경기침체의 골이 깊어지면 개도국들은 다시 고통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개도국 성장부진 이유= 교역 감소와 상품가격 하락, 자금 유입 위축으로 경제난이 쉽사리 회복되지 않을 것이란 게 세계은행의 분석이다. 또 개도국의 국제자금 유입도 예상과 달리 크게 늘어나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경제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개도국에 대한 장기자금 유입의 경우 지난해 모두 2,750억 달러로 97년의 3,380억달러에 비해 무려 19%나 감소했다. 올해도 금융위기의 진정에 힘입어 몇달간 국제자금유입이 늘어나겠지만 총 유입분은 지난해에 비해 오히려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 자금의 유동성은 풍부하지만 개도국들의 리스크가 높아 투자를 꺼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시아 지역의 경제개혁에 따라 이 지역에 대한 외국인들의 직접투자는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과 타이의 경우 외국인 직접투자가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이지만 인도네시아는 전망이 밝지 않다. /이용택 기자 YTLE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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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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