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벙커에 빠진 골프회원권 시장

부동산ㆍ남북 문제 등 외부악재에 법인 관망 지속 영향 <br>4분기 들어 저점매수 움직임 감지되기도


올해 골프회원권 시세가 반등의 계기를 찾지 못하고 큰 폭으로 떨어졌다. 20일 주요 회원권거래 업체에 따르면 전국 골프장 회원권은 연초 대비 20% 가량 하락했다. 에이스회원권거래소의 회원권 종합지수인 에이스피(ACEPI)는 연초 1,268.9에서 이날 현재 1,047.5포인트로 221.4포인트(21%) 떨어졌다. 동아회원권의 기준종목 117개 회원권의 평균시세는 2억1,674만원에서 1억7,612만원으로 18.74%(4,062만원)가 빠졌다. 현재의 시세는 글로벌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았던 2008년 11월과 비슷한 수준이다. 지난해 기록했던 29%의 폭락 반발 상승분은 물론 지난 2003년 이후 고공 행진을 해온 시세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한 상황이다. 이날 시가총액이 약 23조8,000억원으로 추산돼 1년 새 5조원 가까운 돈이 회원권 시장에서 이탈한 셈이다. 하락률이 가장 높았던 곳은 가평베네스트로 연초 13억3,000만원을 호가했던 시세는 지난 1일 현재 8억2,000만원으로 무려 38.3%에 해당하는 5억1,000만원이나 폭락했다. 아난티클럽서울(분담금)은 37.3%가 떨어져 하락률 2위를 기록했고 서원밸리(33.1%), 안성베네스트(분양가 1억3,000만ㆍ32.0%), 필로스(31.8%) 등이 뒤를 이었다. 하락률이 30%를 넘은 곳이 10곳이나 됐다. 반면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곳은 울산으로 8.0% 상승에 그쳤다. 가격대별로는 한때 10억원을 넘어 초고가대로 분류됐던 회원권이 가장 높은 23.38%의 하락률을 보이며 약세장을 주도했다. 10억원 이상의 호가 시세를 형성하고 있는 골프장은 20억원에 육박하다 12억원까지 밀린 남부 단 한 곳뿐이다. 금융위기 전인 2008년 3월만 해도 10억원대 골프장이 7~8곳이나 됐던 사실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다. 이 같은 하락세의 가장 큰 원인은 시장의 불확실성에 따른 법인들의 관망으로 분석된다. 이현균 에이스회원권거래소 애널리스트는 “회원권 시장은 지난해까지 금융위기의 충격으로 이미 조정을 받았지만 올해도 개별적 호재보다는 대외 악재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며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면서 “3분기까지는 매수 대기 기업들이 추가 하락을 기다리며 관망으로 일관하면서 시세 반등이 시현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부동산 시장의 대세 하락설도 회원권 시세 하락을 부채질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최근 2년간 회원권 시장이 초단기적 흐름을 보이는 주식 시장보다는 부동산 시장과 연동해 움직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자산안정성이 높은 부동산 시장의 위축에 따라 회원권에 대한 매수 또는 투자 심리가 더욱 움츠러들었다. 관련 업계는 “매수 대기층이 두텁고 4분기를 거치는 동안 저점매수가 나타나기 시작했다”며 남북 대치 등 외부 악재가 걷히면 강보합 내지 약한 상승세로 돌아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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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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