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상용서비스라는 기치를 걸고 시작한 지상파 이동멀티미디어방송(DMB)이 지난 1일자로 첫 전파를 쏜 지 딱 1년을 맞았다. 서비스 개시 1년 만에 230만명의 이용자를 모으는 양적 성공을 거뒀으나 주 수입인 광고 수익이 1개 사업자당 월 평균 2,700만원에 불과할 정도로 열악한 상황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상파DMB 사업자는 총 6개. 이가운데 핵심 주축인 지상파 3사(KBS, MBC, SBS)의 DMB 실무팀장을 만나 지상파DMB의 나아갈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엄민형 KBS DMB추진팀장, 석원혁 MBC 뉴미디어정책팀장, 김강석 SBS 멀티미디어팀장이 대답했다. “양적 성장 Good, 질적 성장은 Bad”=팀장들은 “양적으로는 기대 이상의 성장을 거뒀으나 질적 성장은 미흡했다”고 자평했다. 석원혁 MBC 팀장은 “1년만에 230만대 이상의 단말기 보급은 국내 뉴미디어 역사상 유례가 없는 일”이라고 양적성장에는 호평했다. 엄민형 KBS 팀장은 “새 매체에서 1년만에 높은 수익을 기대하는 건 무리”라며 “2년 정도는 투자에 묵묵히 매진할 수 있는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강석 SBS 팀장은 “손익분기점 시점을 2009년으로 잡아왔다”며 “큰 투자가 마무리된 만큼 향후 수익 창출 수순으로 가면 정상 궤도에 올라설 것”이라고 봤다. “DMB맞는 광고제도 개선 필요”=‘동네 슈퍼’ 수준인 광고매출 부진을 타개할 대안으로 팀장들은 인식과 제도개선이 필요하다는 점을 꼽았다. KBS팀장은 “모바일방송에 적합한 광고 모델과 판매정책이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SBS팀장은 “광고판매를 대행하는 한국방송광고공사(KOBACO)가 DMB 시장 전반에 대한 조사와 구체적인 데이터로 광고주들의 인식 변화를 적극 유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MBC팀장은 “광고문제가 가장 시급하다”며 “지상파DMB 광고영업을 전담할 전용 광고대행사를 설립해야 된다”는 대안을 제시했다. “TPEG 등 당장 황금알 낳기는 무리”=내년부터 KTF, LG텔레콤 등 이동통신사와 협력해 선보이는 유료서비스인 교통정보서비스(TPEG), 방송웹서비스(BWS) 등 부가서비스의 이익창출여부에 대해서는 입장이 엇갈렸다. KBS와 SBS팀장은 “TPEG는 상당한 수익이 기대되는 모델”이라고 말했다. 다만 MBC팀장은 “소구력 있는 비디오, 오디오 채널이 무료서비스인 만큼 부가서비스가 크게 돈이 될 것 같진 않고 다만 미래에 대한 대비 차원으로 보고 있다”며 “제3의 수익모델 개발이 절실하다”고 내다봤다. “위성DMB와의 경쟁에는 자신 있다”=팀장들은 직접적인 경쟁매체인 위성DMB에 비해서는 확실한 경쟁력이 있다고 봤다. KBS팀장은 “위성DMB가 아무리 가격을 내려도 무료라는 지상파DMB의 장점을 깰 수 없고 채널을 늘려도 볼 만한 채널이 없는 한계가 많다”며 “특히 수익성이 기대되는 TPEG 서비스에서도 위성DMB는 지상파DMB에 비해 경쟁력이 낮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KTF, LGT 등 이통사들이 이미 내년 출시할 거의 모든 휴대폰 모델에 지상파DMB 옵션을 장착할 것”이라며 “SKT를 등에 업고 지상파DMB확장을 막아온 위성DMB의 힘도 그때쯤 더 약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위성DMB가 숙원사업으로 추진중인 지상파방송의 재전송도 ‘불가’입장을 재확인했다. 석 팀장과 김 팀장은 “일단 지역에서 지상파DMB가 상용서비스가 된 후에 고민해보겠다”고 입을 모았다. 엄 팀장은 “지상파 재전송은 사업자의 이해판단에 의해 결정될 문제인데 결과적으로 모기업인 지상파 방송사에게 이익이 되지 않을텐데 동의하는 일이 있겠냐”며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