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세계의사설/11월 25일] 오바마의 강력한 드림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자신의 ‘드림팀’을 조금씩 선보이고 있다. 각각 뛰어난 재능을 갖춘 인물들로 내각을 구성해 곳곳에서 환영하는 목소리가 들려온다. 오바마의 재무장관으로 낙점된 티머시 가이스너 뉴욕 연방준비은행(FRB) 총재만 해도 그렇다. 그에게 차기 행정부에서 대통령 다음으로 가장 중요한 직책을 맡긴 것은 훌륭한 선택이다. 가이스너 총재는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총재와 호흡을 맞춰오며 이번 금융위기를 현장에서 지켜봤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가이스너 총재는 침착하면서도 실용적으로, 또 정치적으로도 무리 없이 자신의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그가 재무장관으로 내정됐다는 소식이 들려오자 금융시장이 환영의 뜻을 표한 것도 이 같은 기대 덕분일 터이다. 로런스 서머스 전 재무장관은 이 시대에 가장 뛰어난 경제학자 중의 한 명인 만큼 가이스너 총재와 함께 차기 재무장관으로 물망에 올랐다. 서머스 전 장관은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일하면서 경제위기를 실제로 다뤄봤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지나치게 직설적인 성격과 공격성은 문제가 돼왔다. 그러나 오바마 당선인은 서머스 전 재무장관의 능력을 높이 사 그에게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라는 직책을 줬다. 이밖에 각각 백악관 수석경제보좌관ㆍ예산국장ㆍ경제자문위원회 의장으로 내정된 제이슨 퍼먼, 피터 오스작, 오스탄 굴스비 등도 재능과 경험을 고루 갖춘 최상급 인재들이다. 다만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의 국무장관 내정 소식은 뜻밖이다. 클린턴 의원은 국무장관직을 감당할만한 외교 경험이 없다. 민주당 내부의 분열을 치유하려는 시도라는 분석도 있지만 오바마 당선인이 대선에서 승리를 거둠으로써 새삼 그럴 필요가 없게 됐다. 오는 2012년 차기 대선을 앞두고 역시 경쟁자가 될지도 모를 힐러리를 무력화하기 위해서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힐러리가 정말 차기 대선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 오바마 차기 대통령의 행보에 장애물이 될 수도 있다. 과연 힐러리가 오바마 당선인에게 고개를 조아리고 오바마의 성공에 일조할 수 있을까. 충분히 자격을 갖춘 다른 인물들을 제치고 오바마 당선인이 리스크를 애써 감수한 이유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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