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韓中日 바둑영웅전] 장쉬, 준결승에 오르다

제9보(117~140)


흑17부터 다시 본다. 대개의 경우 흑17 같은 수는 절대선수가 된다. 유창혁은 그러한 고정관념으로 이 수를 두었다. 14년 연하인 장쉬는 상대가 두는 모든 수를 매순간 검증하고 있었다. 지금이 찬스가 아닐까. 지금 상대가 둔 수가 혹시 결정적인 완착은 아닐까. 승부의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장쉬에게 유창혁의 흑17이 딱 걸린 것이었다. 그 순간 승부는 싱겁게 결정되어 버렸다. 흑19부터는 그저 두어본 수순에 지나지 않는다. 장쉬는 가장 확실한 방법으로 셔터를 내리기 시작했다. 백38은 간명하고 다부진 응수. 참고도1의 백1로 올라서는 것은 흑2, 4로 조금 시끄럽게 된다. 백40을 보자 유창혁은 돌을 던졌다. 참고도2의 흑1로 나오면 백2로 간단히 상황이 종료되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장쉬는 준결승전에 진출했다. 준결승에 오른 기사는 한국의 이창호 9단과 조한승8단, 그리고 중국의 위빈9단과 일본 대표로 나온 장쉬였다. 이창호는 8강전에서 이세돌을 꺾었고 조한승은 중국의 콩지에 7단을 물리쳤다. 위빈은 원성진6단에게 이겼다. 새로 추첨을 한 결과 장쉬는 조한승과, 이창호는 위빈과 각각 준결승을 치르게 되었다. “뚜껑을 열어 봐야 알겠지만 이창호와 장쉬가 결승에 올라갈 확률이 높습니다. 장쉬의 바둑은 지금 한창 물이 오른 느낌입니다. 이젠 누구든 그를 상당히 경계해야 할 것 같습니다.” 강훈9단의 예측이었다. 140수끝 백불계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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