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나토 공습이유] `발칸평화'`전쟁확산' 전망 엇갈려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가 24일 오후 8시(한국시각 25일 오전 4시)께 코소보 평화안 수용을 거부한 유고연방에 대한 공습을 단행, 창설 50년만에 주권 국가에 대한 첫 무력행사 기록을 남겼다.1차 공습을 끝낸 후 나토 소속 전투기들은 2차 대규모 공습을 위해 유고연방 수도 베오그라드에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고 현지 통신들이 전하고 있다. 이날 빌 클린턴 미 대통령은 『유고연방 병력의 코소보 철수가 이루어지지 않는 한 공습이 지속될 것』이라면서 『더 큰 전쟁을 예방하기 위해서도 유고연방 공습이 필요할 뿐더러 행동하기 때문에 유발되는 위험은 행동하지 않음으로써 생기는 위험보다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유고연방 공습에는 B-2 스텔스 폭격기가 처음으로 실전에 배치됐으며 독일은 2차대전 후 최초로 외국에 군대를 파견했다. 서방 언론과 전문가들은 이번 유고연방 공습의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에 초미의 관심을 보이면서 여러가지 전망 시나리오를 내놓고 있다. ◇최상의 시나리오=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유고대통령이 나토의 공습과 압력에 밀려 코소보 지역의 알바니아계에 대한 공격을 멈추고 자치권을 허용하는 「코소보 평화안」을 수용하는 것이다. 특히 낙관적 전망을 주장하고 있는 측은 연합군 주력 무기의 상대적 우수성을 강조하고 있다. 크루즈 미사일, 스텔스 전폭기 등 최첨단 무기로 무장한 나토군은 과거 걸프전이나 이라크 공습에서 알려진 바와 같이 최소의 인명 희생으로 막대한 타격을 입힐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1차 공습이 성공하고 연합군의 강력한 군사제재 의지가 유고연방측에게 확실하게 각인될 경우 결국 밀로셰비치가 평화안을 수용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 경우 미국을 주축으로 한 나토군은 코소보에 2만8,000명의 평화유지군을 파견, 사태 안정에 주력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미국은 우선 코소보를 떠난 20만명의 알바니아계 난민들의 무사 귀환시키는 것을 시작으로 무력 충돌의 불씨를 최소화하는데 나설 예정이다. ◇최악의 시나리오= 나토의 유고연방 공습이 실패하고 주변국가로 전쟁이 확산되는 것이다. 실제로 공습에 대한 부정적 견해가 적지 않다. 러시아와 중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승인이 없는 공습은 불법』이라며 강한 불만을 표시하고 있으며 유럽의 오스트리아, 핀란드, 스웨덴 역시 불만을 토로, 명분과 정당성 확보에 타격을 주고 있다. 공습에 앞장 선 미국도 여론이 찬성 43%, 반대 45%로 공습에 비판적이다. 과거 걸프전 때처럼 석유와 지역 헤게모니 장악이라는 절대적 이해관계가 없는 상황에서 혈세의 낭비와 젊은이들의 희생을 좌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유고연방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코소보 지역은 안개가 심하고 기후가 불안정한 지역으로 나토군의 크루즈, 스마트 폭탄 등이 걸프전 같은 성공률을 확신하기 어렵다. 게다가 대부분 탱크 등으로 구성된 이동 장비에 대한 적중률은 장담하기 힘든 상황이다. 산악지대여서 군사장비 은폐가 용이해 타깃 추적이 쉽지 않고 방공망도 상당한 수준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무엇보다도 유고연방군의 전투력이 강하다는 점이 공습의 효과를 의문시하게 만들고 있다. 나토군의 정치·군사적 목적인 평화안 채택이나 밀로셰비치 축출을 위해서는 지상군 투입이 불가피하다. 그러나 유고는 냉전시대에 러시아와 서유럽에 대비한 전투준비를 충분히 해놓은데다 보스니아-헤르제고비나와의 전투 경험을 가지고 있다. 게다가 미국이 코소보에 지상군을 파견할 의사가 없다고 밝히고 있는 점도 공습 결과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공습이 실패하면 밀로셰비치의 알바니아계 탄압이 심해져 인근의 마케도니아로 난민이 대거 몰려들어 엄청난 사회혼란을 일으킬 전망이다. 유고연방에 동조하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그리스가 알바니아계의 국경침입을 명분으로 코소보 전투에 관여하게 되고 터키도 종교적 명분으로 참전하는 등 확전이 일어나 2차대전후 최악의 상황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최인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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