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대표적 맞수 발레단인 국립발레단과 유니버설발레단의 선의의 경쟁이 해외무대로까지 이어진다. 국립발레단이 오는 22~23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공연을 갖기로 예정돼 있고, 유니버설 발레단은 이에 앞서 지난 3월 29일부터 5월 8일까지 미국과 캐나다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돌아왔다. 이렇게 두 맞수 발레단은 서로 선의의 경쟁을 벌이면서 지구촌을 동·서로 양분해 「발레강국 한국」의 위상을 떨칠 정도로 성장했다.국립, 중국서 첫 고전발레 공연
국립발레단의 중국공연은 재단법인 출범 후 첫 해외무대. 오는 22~23일 오후7시30분 1,560석 규모의 베이징 세기극장에서 화려한 막이 오른다.
국립발레단의 공식 해외공연은 91년 일본, 97년 이스라엘·이집트에 이어 이번이 세번째. 중국측의 초청으로 성사된 이달 공연은 중국대외연출공사의 주관으로 5월 한달간 펼쳐지는 국제 공연예술 페스티벌「2000 베이징의 만남」의 일부분으로 국립발레단의 첫 중국 진출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수 있다.
중국은 아시아의 발레강국. 중국의 창작발레 작품이 해외에서 호평받는가 하면, 중국 출신 무용수들이 세계 무대에서 기량을 인정받고 있다. 따라서 이번 공연이 성공할 경우 국립발레단의 국제적 위상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공연에서 선보일 작품은 「베니스 카니발」, 「파리의 불꽃」, 「에스메랄다」 등 서구의 명작발레들 중 알토란 같은 장면들만 간추려서 보여주는 하이라이트 모음으로, 이원국·김지영·김주원 등 국립발레단의 간판급 스타들이 모두 무대에 나서 화려한 춤사위를 선보일 예정이다.
유니버설 美·加공연 성공적
유니버설 발레단은 지난 3월 29일부터 5월 8일까지 41일동안 계속된 미국과 캐나다 14개 도시 순회공연을 마쳤다.
시카고 무대를 제외한 21회 공연에서 1회당 1만5,000달러에서 2만달러의 개런티를 받기로 하고 떠난 이번 공연은 발레단원 63명과 스태프 28명이 참여한 대장정이었다.
순회공연에서 선보인 작품들은 「잠자는 숲속의 미녀」, 「심청」, 「러시아 전통발레 걸작선」 등.
특히 순수 창작발레인 「심청」이 서구관객들에게 인기가 높았다.
지난 4월 29일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심청」 무대는 3,600석 규모의 시카고 오페라하우스에 2,800명의 객석을 들여 사실상 매진을 기록했다. 서양의 공연양식에 동양의 「컨텐츠」를 담은 「심청」이 펼쳐내는 신비한 춤동작 마다 객석이 뜨겁게 반응했다고 한 공연 참석자는 전했다. 여기에다 유니버설 발레단은 자체적으로 마케팅에 나섰던 이날 공연에서 수억원의 수익을 남기는 개가도 올렸다.
문성진HNS@SED.CO.KR
입력시간 2000/05/08 17: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