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韓·中·日 바둑영웅전] 이창호 깎아내리기

제4보(41~64)



백50이 빛나는 한 수가 되었다. “으윽, 이 수는 너무 아프다.” 한국기원 기사실에 운집한 검토진들 가운데서 비명이 올랐다. 실감 나는 해설로 많은 팬들을 확보하고 있는 김성룡의 비명이었다. 상하이 현지의 공개해설장은 천쭈더9단이 리드하고 있었다. 천쭈더의 신명나는 열변이 계속되고 있었다. “흑이 열심히 비벼대지만 대세는 끄떡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창하오는 고지를 선점하고 밑에서 기어오르는 이창호를 굽어보며 싸우는 형상입니다. 아무래도 오늘은 시상식 준비를 하지 않아도 될 것 같군요.” 만약 이창호가 이기면 5번기가 3대1로 끝나게 되므로 저녁에 시상식을 치르기로 예정이 잡혀 있었다. 현지 검토실에서는 창하오의 스승 녜웨이핑9단이 기자들에게 둘러싸여 있었다. “창하오의 승리가 점쳐지고 있는데 스승으로서 한 말씀….” “아직 승부가 난 것이 아니므로 뭐라고 말하기는 좀 그렇고…. 한 가지 분명한 것은 한국의 이창호가 과대평가를 받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질적인 면에서 이창호는 그리 특출한 재능을 가진 기사가 아니며 천재 운운하는 것도 다소 무리일 겁니다.” 녜웨이핑은 이창호를 최대한으로 깎아 내리고 있었다. 흑63도 천쭈더의 지적을 받았다. 실전은 백64로 막는 자세가 너무 좋으니 참고도의 흑1 이하 5를 먼저 두는 게 나았다는 지적이었다. 노승일ㆍ바둑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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