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14일(한국시간) “남북간에 북핵만이 아니라 항구적 평화에 대한 협상이 타결되면 한국이 신용등급 최고가 되는 것을 방해하는 경제외적 요소가 없어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탈리아 국빈 방문에 앞서 스페인을 방문한 노 대통령은 이날 현지 동포간담회에서 6자 회담 타결의 의미에 대해 “세계 신용평가기관들이 우리의 신용등급을 올려줘야 하는데 아직 ‘A+’에서 ‘AA+’ ‘AAA+’로는 안 올려주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노 대통령은 “6자 회담 합의는 북핵 문제를 해결한다는 것 자체는 물론이고 한발 더 나아가 한반도에 항구적 평화구조 정착을 위한 협의, 협상을 해나간다는 조항이 들어 있다는 점”이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북미간 방코델타아시아(BDA) 갈등 문제와 관련, 노 대통령은 미국 측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던 종전 입장을 번복했다.
노 대통령은 “지난번 9ㆍ19 성명을 발표한 뒤에 미국이 BDA를 의심스러운 은행으로 지정한 것으로 모두 알고 있는데 사실은 9ㆍ19 성명이 있기 사흘 전 BDA에 대한 조치가 미국 재무부에서 내려진 것이다. 국무부에서 이를 알고 한 것인지, 모르고 한 것인지 그 수수께끼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저는 (9ㆍ19 공동성명 채택) 후에 했다면 그것은 ‘분명히 알고 한 것 아니겠는가’ 그렇게 생각하고 미국에 대해 언짢은 얘기도 좀 많이 하고 그랬는데 좀더 자세하게 알아보니까 합의는 합의대로 가고 제재는 제재대로 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선의로 해석하고 싶고 다시는 그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민주평통상임위원들을 만난 자리에서 “미국이 (재무부와 국무부가) 짜고 치는 고스톱을 했는지 알 수 없다”고 표현, 불필요한 외교적 마찰을 일으켰다는 지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