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기업이야말로 내가 지원해야 할 일입니다."
한 일간신문 지면 하단 귀퉁이에 난 사회적기업 세미나 광고를 본 최태원(사진) SK그룹 회장은 "사회적기업이 뭘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기업은 기업인데 사회적 일을 한다니…"라는 궁금증을 참지 못한 최 회장은 직접 세미나 장소인 서울의 한 대학교를 찾았다. 사회적기업에 대한 설명을 들은 최 회장은 무릎을 쳤다. 이때가 지난 2007년. 3년 뒤인 2010년부터 최 회장은 본격적으로 사회적기업 지원에 나서기 시작했다.
사회적기업을 통해 일자리와 복지 같은 사회적 문제를 푸는 데 도움이 되겠다는 최 회장의 꿈이 영글어가고 있다.
25일 SK그룹에 따르면 2010년부터 SK의 지원을 받은 사회적기업의 고용인원 수가 1,000명을 넘어섰다.
SK그룹 관계자는 "지금까지 SK가 지원한 사회적기업 수는 총 16개로 지난해 말 기준으로 따져도 고용인력이 1,082명"이라며 "이중 만들어진 지 1년이 안 된 곳들은 뺀 숫자이어서 실제 인원은 더 많다"고 설명했다.
사회적기업은 취약계층이나 노인 고용, 출소자 지원, 급식문화 개선처럼 특정한 사회적인 목적을 갖고 활동하는 기업이다. 기업이기 때문에 영리를 추구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사회적 목적 달성이 주된 목표다.
SK는 2010년 방과후학교를 위탁 운영하는 서울행복한학교를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사회적기업 지원에 뛰어들었다. 결식아동급식 지원사업이 주목적인 행복도시락사회적협동조합과 소모성자재구매대행을 하는 행복나래, 중고폰을 재활용하는 행복한에코폰도 SK의 도움을 받은 대표적인 사회적기업이다. SK는 지금까지 사회적기업에 총 300억원을 출연했다.
아직 SK가 지원한 상당수 사회적기업이 순익을 못 내고 있지만 최 회장은 중장기적으로 보고 지원을 계속한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보수로 받은 187억원을 사회적기업 등에 전액 기부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SK그룹 관계자는 "사회적기업을 키우면 정부의 복지 예산을 줄일 수 있고 사회문제도 풀 수 있다는 게 최 회장의 생각"이라며 "단기적으로 보는 게 아니라 수십년 동안 지원해 우리 사회에 사회적기업이 뿌리내리도록 하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