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17(목) 18:39
「0.1%라로 이자를 많이 주는 곳을 찾아라」
두어달 전에 비해 금리가 턱없이 낮아진 요즘, 재테크 전문가들이 제안하는 돈굴리기의 원칙은 「단기운용은 2금융권으로, 장기운용은 은행으로」 요약된다.
최근 수개월동안 금융기관 예금이자율은 10%포인트 이상 떨어졌다. 그래서인지 고금리를 기대하면서 돈을 들고 금융기관 문에 들어섰다가 실망하는 고객들은 이제 거의 사라졌다. 이제 금리가 낮아진 것을 모두 알고 있기 때문이다. 고금리의 선두격이던 종금사에서도 더이상 높은 수익성을 기대하기 어렵다. 각 기관들이 제시하는 금리는 그야말로 도토리 키재기 수준이다.
그렇지만 이런 상황일수록 금융기관별 이자율을 보다 면밀하게 살필 필요가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시대에 이자율 0.1%의 차이도 적지않다.
3,000만원의 여유돈을 금융기관에 예치할 경우 어떻게 해야 할까. 특히 이 돈을 어느 정도 기간으로 운용하느냐에 따라 금융기관 선택법이 전혀 달라진다. 일정 기간을 정해놓고 돈을 맡길때 어떤 금융기관, 어떤 상품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유리한지, 재테크 전문가 의견을 취합해 살펴봤다. 단 거래 기관이나 상품을 선택할 때는 수익성뿐 아니라 안전성을 중시하는게 기본이라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1개월만 맡기려면=돈을 30일가량 짧게 굴리려면 종금사 등 2금융권을 이용하는 것이 금리면에서 가장 유리하다는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종금사 어음관리계좌(CMA)에 넣어두거나 기업어음(CP)을 매입하면 적어도 두자리수의 이자를 챙길 수 있기 때문. CMA의 경우 9%대로 떨어진 일부 종금사를 제외하면 11~12%대의 금리를 받을 수 있다. 상호신용금고의 표지어음이나 복리식정기예금도 대부분 12%대의 이자율을 보장하고 있어 눈여겨봐야 할 상품.
은행권에서는 3,000만원 이상일 경우에 한해 MMDA가 그나마 비슷한 이자를 주고 있지만, 단기금리 상승으로 한때 인기몰이를 하던 환매조건부채권(RP), 표지어음, 양도성예금증서(CD) 등 은행권의 대표적인 단기상품은 8~9%대로 금리가 떨어져, 관심권에서 멀어졌다.
은행별로는 상업은행이 RP와 표지어음 모두 10.0%를 제시, 가장 높은 수준이며, 서울, 주택, 한미, 보람은행 등도 모두 9.5%이상의 이자를 준다.
요즘처럼 금리가 불안정한 때 한달정도의 단기투자는 금리 변동에 따른 부담을 줄인다는 이점이 있다. 재테크 전문가들은 우선 10월까지 단기로 돈을 운용해 금리 추이를 지켜보는 것이 좋겠다고 제안한다. 상업은행 마케팅실의 윤순호(尹淳鎬)과장은 『10월까지 재계 빅딜을 비롯해 기업구조조정이 마무리되면 자금 수요가 늘어나 시중 금리도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일단 한달 정도 단기운용에 그치다가 금리가 인상될 기미가 보이면 장기투자로 방향을 잡는 것이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3개월을 맡기려면=3개월짜리 단기상품도 종금사가 유리하다. 일부 종금사들을 제외하면 90일물 발행어음에 대해 13%이상의 금리를 제시하고 있다. 종금사별로는 금호, 대한종금 등이 각각 14%를 넘는 고금리를 주는 반면 몇몇 종금사들이 제시하는 금리는 11%대에 머물고 있다.
CMA 금리도 13~15%의 비교적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가장 금리가 높은 금호종금의 경우 16%의 이자를 제시하고 있다.
이보다는 약간 떨어지지만, 상호신용금고의 표지어음도 비교적 수익성이 좋은 상품중 하나. 금리는 대략 12~13% 수준으로, 해동신용금고가 13.2%로 가장 높다. 복리식 정기예금도 12%대로 이와 비슷한 수준. 일부 14%대의 고금리를 주는 금고가 있긴 하지만, 대부분은 12.5% 안팎의 이자를 주고 있다.
이에 비해 은행권의 3개월회전식 정기예금(CD금리 연동형)은 금리면에선 상당히 떨어진다. 대다수 은행들이 10.0~10.2%의 금리를 제시하고 있으며 국민, 한미, 평화 등 일부 은행은 9%대의 낮은 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6개월을 맡기려면=당분간 금리 하락세가 계속될 것으로 본다면 적어도 6개월이상 돈을 묶어두는 것이 좋다. 은행권에선 가입 당시 금리가 만기까지 이어지는 실세금리연동형 정기예금을 특판하고 있다. 상호신용금고에선 복리식 정기예금이 대표적인 상품. 종금사 상품은 대개 6개월 이하 단기 운용에 적합하지만, 90일물에 투자한후 만기가 돌아올 때마다 재가입하는 방법도 있다.
금리면에선 신용금고의 복리식정기예금이 12~13%대를 적용하며, 한솔 등 몇몇 금고들의 경우 아직도 15%대를 유지하고 있다. 표지어음도 금리 수준은 비슷하다.
은행권에서 받을 수 있는 금리는 이에 비해 2~3%포인트정도 떨어진다. 거의 모든 은행들의 특판 정기예금 금리는 10.3%로 은행별 높낮이를 따지기는 어렵다.
◇1년제 상품=장기상품에 강한 은행권 대표상품은 신종적립신탁과 실세연동형 정기예금. 일부 은행이 내놓은 원리금보장형상품도 안정성을 강조하며 인기몰이에 나섰다.
금리상으로는 신종적립신탁의 수익성이 가장 높다. 은행별로 차이가 크긴 하지만, 각 은행 창구에서는 13~14%대의 배당율을 제시, 10%대인 특판정기예금보다 3%포인트가량 높다. 특별히 배당율이 높은 것은 산업은행과 서울은행로 각각 15%대에 달한다. 신종적립신탁은 만기가 1년6개월이지만, 1년이후부턴 중도해지 불이익이 없으므로 사실상 1년짜리 상품으로 이용할 수 있다.
그러나 실제 손에 쥘 수 있는 이자 금액은 신종적립신탁이나 실세연동형정기예금간에 별 차이가 안난다는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실세연동 정기예금은 1년이상 만기에 한해 세금우대를 받을 수 있기 때문. 세후 수익률은 신종적립신탁보다 오히려 높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은행에 돈을 맡기려 한다면 신탁상품과 정기예금의 세후 수익을 따져보는게 필수다.
◇1년이상 맡기려면=만기 1년이 넘을 경우 적금상품의 수익성이 높다. 특히 수익성면에서 독보적인 상품은 3년만기 비과세가계신탁과 근로자우대신탁. 세금이 전액 면제되므로 그만큼 이익이다.
은행권 비과세가계신탁은 13%대에서 높게는 18%대의 배당율을 제시하는 은행도 있다. 은행별로는 산업은행이 18%대로 가장 높고, 한미은행 16%대를 비롯, 대부분 후발은행은 15%대를 유지하고 있다. 선발 시중은행들은 대부분 13%대.
이에 비해 상호신용금고의 3년 만기 비과세가계저축은 다소 떨어지는 수준. 한솔 등이 15%를 간신히 넘기는 것을 제외하곤 대부분 금리가 13~14%에 불과하다.
은행권의 근로자우대신탁은 비과세가계신탁보다도 금리가 조금 높다. 배당율은 대부분 14% 이상이며, 18%대 중반인 산업은행을 제외하고라도 평화은행과 외환은행이 16%대, 상당수 은행들도 15%이상의 고배당율을 제시하고 있다. 【신경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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