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외환銀 가치 높게 평가… 다 껴안고 가겠다"

두 은행 합치면 9개 부분에서 상위권 갈 것

매매 재계약을 체결하고 4일 귀국한 김승유(가운데)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김정태 (왼쪽) 하나은행장과 김종열 하나금융 사장 등 주요 경영진과 함께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이호재기자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4일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이 합치면 9개 부문에서 1~3위에 들어가는 한국 금융산업을 대표하는 그룹이 될 것”이라며 “외환은행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며 (직원들을) 다 껴안고 가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외환은행 인수작업과 병행해 다문화 가정자녀 진학지원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한 1,000억원대 규모의 사회공헌 사업 확대 계획을 공개했다. 김 회장은 론스타와 외환은행 인수가격을 기존의 4조4,059억원에서 3조9,156억원으로 낮추는 재협상 계약을 마친 뒤 이날 귀국해 기자간담회를 열고 “가격 재조정으로 주가순자산비율(PBRㆍ주가/주당순자산)의 0.93배에 사들였기 때문에 최근 은행 거래 중에서는 우리가 상대적으로 가장 싸게 샀다”며 이같이 밝혔다. 금융권에서는 하나금융이 론스타와의 가격재협상을 성공적으로 끝내면서 향후 외환은행 인수과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나금융은 올해 안에 금융당국으로부터 자회사 편입승인을 얻어내 내년부터는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하겠다는 생각이지만 외환은행 노동조합의 반발 등 넘어야 할 고비가 적지 않다. ◇투뱅크 체제유지, 당분간 고용승계=김 회장은 이날 “투뱅크(two bank) 체제를 가져갈 것이며 독립경영체제를 유지하겠다”며 “이름도 외환과 하나의 투브랜드를 유지하겠다”고 설명했다. 외환은행의 쌓아온 브랜드 가치를 고려할 때 이를 포기할 이유가 없다는 판단이다. 윤용로 외환은행 내정자도 “은행 경영은 독립적으로 하겠다’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금융의 또 다른 고위관계자는 “카드나 전산 등 일부 특정 분야를 제외하고는 외환은행의 독립성을 유지한다는 계획”이라며 “외환과 하나은행이 선의의 경쟁을 하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하나금융은 당분간 구조조정도 실시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김승유 회장은 “재무제표에는 나타나지 않지만 사실상 중요한 가치는 사람”이라며 “금융인재가 그렇게 많지 않다”며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시사했다. 외환은행이 중간급 이상 직원은 많지만 하나은행은 상대적으로 적어 서로 겹치는 부분이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이다. 또 외환은행이 하나금융지주 아래로 들어오게 되면 초기에는 편입 작업 때문에 일손이 많이 필요하다는 게 하나금융의 논리다. 그러나 과거 서울은행이나 보람은행 합병 때 구조조정이 뒤따랐고, 하나IB증권과 합병한 하나대투증권도 희망퇴직을 실시했다는 점에서 외환은행도 몇 년 후에는 구조조정을 실시하게 될 것이라는 게 금융권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연내 승인 및 여론 달래기 관건=현재 몸이 달아 있는 쪽은 하나금융이다. 하나는 5일 금융당국에 가격재조정이 반영된 자회사 편입 신청서를 낼 예정이다. 하나 입장에서는 론스타와 가격재협상을 끝냈지만 올해 당국의 자회사편입 승인을 받아야 의미가 있어서다. 외환은행은 론스타를 대주주로 맞아 수년간 영업력과 조직 역량 등이 많이 약해졌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약해진 영업력과 조직 역량을 정상화하기 위해서는 연초부터 드라이브를 걸어야 한다. 하나금융은 자회사 편입승인이 떨어지면 곧바로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외환은행장 임명건 등을 처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자회사 편입신청을 처리하는데 보통 2주 가량 걸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시간이 빠듯하다. 정치권과 외환은행 노조의 강경 반응을 감안해 당국이 판단을 늦출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특히 외환은행 노조를 어떻게 끌어안느냐가 하나금융 입장에서는 큰 과제다. 한편 김승유 회장은 향후 거취에 관한 질문에 “금융인으로서 얻을 건 다 얻었지만 최고경영자라는 자리가 하고 싶다고 하는 게 아니고 하기 싫다고 그만둘 수 있는 것도 아니다”며 “향후 거취는 주주나 이사회 멤버들과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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