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기획탐구] 다가온 퍼스널 유비쿼터스 미디어 시대

개인화·장소 제약 없는 미디어 본격 서비스<br>DMB에 이어 와이브로·HSDPA 출현

매스미디어 시대가 저물고 퍼스널(개인) 유비쿼터스 미디어 시대가 열리나. 신문, 방송 등 불특정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한 이른바 매스미디어가 생존을 위한 변화를 모색하고 있는 가운데 와이브로(휴대인터넷)와 HSDPA(고속하향패킷접속) 등 무선 인터넷 기술을 이용한 개인 휴대 미디어가 최근 서비스를 시작해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매스미디어가 방송 통신 융합을 거치면서 이제는 개인화되고 장소의 제약이 없는 미디어로 변화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기존의 지상파와 위성 DMB(이동멀티미디어방송)가 월드컵 축구 중계 등으로 인기를 얻는 등 서서히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가운데 와이브로와 HSDPA가 이동 멀티미디어 서비스 시장에 가세한 것은 퍼스널 유비쿼터스 미디어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렸음을 의미하는 신호탄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소비자들은 휴대전화나 PMP(개인멀티미디어플레이어), 노트북 컴퓨터, 포켓PC 등을 휴대하고 다니며 언제 어디서나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KT 인터넷사업본부의 이홍재 상무는 최근 와이브로와 HSDPA등 개인휴대 통신을 주제로 열린 한 워크숍에서 "유무선 초고속 인터넷 기반 위에 네트워크와 서비스, 디바이스(기기)의 컨버전스(융합)가 산업 전반에 걸쳐 일어나고 있으며, (이 같은 컨버전스는) 기업의 효율성 제고뿐 아니라 고객 서비스 향상에 크게 기여하는 유비쿼터스 환경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언제 어디에나 존재한다'는 뜻의 라틴어에서 유래한 유비쿼터스(ubiquitous)는 이용하는 사람이 컴퓨터나 네트워크를 의식하지 않고도 장소에 관계없이 자유롭게 네트워크에 접근할 수 있는 정보통신 환경을 가리킨다. 퍼스널 미디어란 유비쿼터스 환경에서 언제 어디서나 개인이 원하는 정보와 가치, 오락을 향유할 수 있는 미디어를 의미한다. 매스미디어의 특징은 ▲ 커뮤니케이션이 전달자(방송국 등)로부터 수용자(시청자 등)에게 일방적으로 이뤄지며 ▲ 수용자가 일반적인 불특정 다수 대중이라는 점이다. 반면 퍼스널 미디어는 ▲ 양방향 커뮤니케이션을 전제로 하며 ▲ 개인이 인터넷 등에 있는 무수한 콘텐츠 중에서 능동적으로 콘텐츠를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 다르다. ◇ 와이브로 = 와이브로는 무선(Wireless)과 광대역(Broadband)을 합쳐 생겨난 용어다. 무선 초고속인터넷 정도로 그 의미를 해석할 수 있다. KT와 SK텔레콤은 지난달 30일 세계 최초로 이동 중에도 초고속인터넷 수준의 데이터 전송과 다양한 서비스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와이브로 상용 서비스를 시작했다. KT는 서울 신촌과 강남구, 서초구, 송파구 일대, 분당지역과 강남과 분당을 연결하는 지하철 분당선(선릉~오리)과 연결도로(경부고속도로, 분당-내곡간 도로, 분당-장지간 도로) 등에서 서비스를 우선 제공한 뒤 연말까지는 서울 전 지역과 인근 수도권 지역으로 서비스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SKT는 고려대권(고려대, 성신여대)을 포함해 신촌권(연세대,이화여대), 한양대권, 봉천ㆍ신림동권(일반 주거지), 대치동권(아파트 밀집 지역), 을지로ㆍ명동 일대등 서울 6개 지역에서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올 연말까지 서울 시내 12개 지역으로 서비스 권역을 확대할 예정이다. 와이브로는 최대 시속 120㎞로 이동할 때에도 인터넷 접속이 끊기지 않으며 이론적으로 다운로드 최대 20Mbps(현재 실제속도 3Mbps), 업로드 최대 5Mbps(현재 2Mbps)의 전송속도를 보여준다. 서비스업체들은 와이브로 기술을 통해 이용자들이 언제어디서나 네트워크에 접속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한다. 소비자들은 스마트폰이나 PDA(개인휴대단말), 노트북 컴퓨터, 포켓PC 등으로 와이브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KT는 와이브로 시장이 2007년에 200만 명으로 증가한 뒤 2011년께 96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으며 SKT는 2011년 시장을 1천70만 명으로 전망했다. 소비자들은 와이브로를 통해 e-메일, 멀티미디어 메시징, 실시간 TV방송, 전자상거래 등을 할 수 있으며 여러 명이 참여하는 화상회의, 실시간 인터넷 검색 등도 가능하다고 KT측은 밝혔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와이브로가 장기적으로 18조원의 산업 유발효과와 27만 명(누적)의 신규 고용창출 효과를 낼 것으로 전망했다. ◇ HSDPA(고속하향패킷접속) = `듣는 전화에서 보는 전화'를 내세운 HSDPA 서비스는 지난 5월16일 SK텔레콤이 처음 시작했으며 KTF도 지난달 서비스를 개시했다. HSDPA는 비동기식 3세대인 WCDMA(광대역 CDMA)의 전송속도를 이론적으로는 상향 최대2Mbps, 하향 최대 14Mbps(현재 실제 속도 1.8Mbps)로 향상시킨 서비스로 동기식인 EV-DO(상향 153.6Kbps, 하향 2.4Mbps)보다 훨씬 빨라 고품질의 화상전화, 고속 데이터 서비스, 멀티미디어, 글로벌 로밍 등이 가능하다. 와이브로와 마찬가지로 스마트폰이나 PDA, 노트북 컴퓨터, 포켓PC 등으로 HSDPA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으나 당장은 스마트폰이 대세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와이브로의 최대 서비스 가능 속도인 시속 120㎞보다 빠른 최대 시속 300㎞로 이동할 때에도 서비스가 가능하다. HSDPA의 가장 큰 특징은 휴대전화의 기본 기능을음성 통화에서 화상 통화로 `진화'시킨 것이다. ◇ 경쟁 = 두 서비스의 공통점은 ▲ 이동상황에서 인터넷과 멀티미디어에 접속하며 ▲ 월 이용 요금이 3-4만원대라는 점이다. 차이점은 기본적으로 와이브로는 인터넷이고 HSDPA는 전화라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 와이브로가 IP망을 기반으로 무선랜을 확장한 기술인 반면 HSDPA는 이동통신을 기반으로 무선 인터넷을 제공하는 기술이고 ▲ 와이브로가 인터넷 콘텐츠와 대용량 멀티미디어를 제공하는 반면 HSDPA는 음성 화상 통화 서비스와 소용량 멀티미디어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현재 SKT는 와이브로와 HSDPA 서비스를 모두 제공하고 있으나 당장은 HSDPA쪽에무게를 두면서 아직 음성 서비스가 안되는 와이브로의 기술적 잠재력을 시험해보고 있는 상태다. KT그룹쪽에서는 KT가 와이브로를 서비스하고 KT의 자회사인 KTF는 HSDPA 서비스를 맡고 있다. 이 업체들은 와이브로에 곧 음성 통화 서비스를 추가해 DMB와 데이터, 음성 등 무선 TPS를 시작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으나 그 시기는 아직 불투명하다. HSDPA는 화상전화 등 고속데이터 서비스와 자동 국제로밍 서비스 등으로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업체들은 두 기술이 모두 그 나름의 장단점을 갖고 있는 점을 감안해 두 기술을상호 보완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 시장 수요 =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지난해 10월부터 11월까지 리서치 전문기관에 의뢰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이용요금이 하락할 경우, 또 안정적인 서비스가 제공될 때 이 같은 서비스에 가입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대상은 전국 주요도시 만 59세까지의 성인남녀 중 지역, 연령별로 할당 추출한 응답자 800명이었으며 1대1 개별면접 형식으로 설문조사가 실시됐다. ETRI는 이 같은 모바일 브로드밴드의 이용 의향을 분석한 결과 와이브로와 HSDPA 서비스를 이용할 의향이 있는 응답자들은 서비스 가입 이유가 비슷하기 때문에 광대역 무선인터넷 전개 관점에서 와이브로와 HSDPA가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전망했다. ETRI는 당장 모바일 브로드밴드에 가입할 의향이 없는 응답자들의 대부분이 요금이 하락하거나 단말기 이용 환경이 개선되고, 안정적 서비스가 제공될 때 가입을 하겠다는 의향을 나타내고 있었다면서 서비스 기능보다는 요금과 단말기 보조금의 이용 장벽 등을 낮출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 조사에서는 또 상대적으로는 와이브로가 이동성, 서비스 제공지역 범위에서는 HSDPA에 비해 열세를 보였으나 전송속도와 이용요금, 단말기 이용성에서 상대적인 우위를 나타냈다고 ETRI는 말했다. ETRI는 두 기술에 대한 소비자들의 선호도에 대해 "모바일 브로드밴드 비가입 의향자가 향후 이용장벽이 낮아질 경우 선택할 서비스로 와이브로(77.8%)가 HSDPA(22.2%)에 비해 매우 높게 나타났다"면서 "비가입 의향자들은 이용요금이 하락하고 전송속도가 개선될 때 와이브로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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