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독일 경제 침체 벗어나나

지난해 독일 국내총생산(GDP)이 1.7% 성장한 것으로 잠정집계됐다고 13일 독일 통계청이 발표했다. 이로써 독일 경제는 4년래 최고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라인강의 기적 이후 최악의 경기침체에서 벗어나는 것으로 보인다. 독일 경제는 지난 1998년과 1999년 연속 2% 성장하고 2000년엔 2.9%까지 성장했으나 이듬해 갑자기 0.8% 성장하는 데 그쳤다. 이어 2002년엔 0.1%로 추락했다가 2003년엔 마이너스 0.1%까지 경기가 후퇴했다. 지난해 성장률이 1.7%로 급상승하게 된 것은 무엇보다 수출이 무려 8.2%나 늘어나며 사상최대의 무역고와 무역흑자를 기록한 덕분이다. 정부 재정지출이 0.4% 늘어나기는 했으나 가계 소비가 0.3% 줄어들어 내수가 거의 정체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수출의 효자 역할은 더욱 빛난다. 수출 호조는 근 30년 만의 세계 경기 호황 덕이다. 국제유가가 요동을 치고 유로화가 급등하는 속에서도 세계 수요가 늘어나고 독일 상품이 아직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어 최고 수출 대국이라는 명성을 되찾게 됐다. 물론 지난해의 비교적 높은 성장률은 워낙 성적이 안좋았던 재작년에 대비한 수치이자 미국의 절반 밖에 안된다는 점에서 과대평가해선 안된다는 지적이 있다. 지난해 공휴일이 주말과 겹치는 날이 많아 5일이 늘어난 노동일수 등을 감안할경우 실질적으론 1.1% 성장한 것이라는 평가도 있다. 더욱이 실업자가 450만명에 육박해 내수 활성화에 장애로 작용하고 있으며, 치솟은 유로화는 중기적으로 더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독일 경제의 성장을 낙관할 수 만은 없게 하는 요소다 그러나 일단 마이너스 까지 떨어졌던 성장률이 1.7%로 반등한 것은 침체에서 벗어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평가가 일반적이다. 지난 1993년-2003년에 연평균 1.2% 성장했다는 점도 이런 평가에 곁들여진다. 올해 경기도 그리 나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Ifo 경제연구소는 지난해 12월기업 신뢰지수가 96.2로 8개월 래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이는 신뢰지수가 하락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당초 예상을 깨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어 지난 11일 ZEW 경제연구소도 1월 기업 투자신뢰지수가 26.9로 작년 12월(14.4)에 비해 크게 높아졌다면서 이는 달러 약세와 세계 경제 둔화에도 불구하고 독일 기업들이 현재 경기와 6개월 뒤의 경기를 매우 낙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성장률에 대해 독일 정부는 1.8%로 작년 보다 약간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으나 국제통화기금(IMF)은 1.5%로 약간 낮아질 것으로 보고 있으며, 독일 민간 경제연구소들의 예상도 대체로 IMF의 전망과 비슷하다. 중앙은행인 분데스방크의 악셀 베버 총재는 올해의 경우 작년 보다 근로일수가적은데다 세계 경기가 둔화돼 독일 경제가 1.5% 이하 성장할 것으로 분석했다. 베버 총재는 그러나 수년 간 독일 경제의 최대 약점이었던 내수 경기가 살아날조짐이 보인다면서 내수가 수출 둔화를 일부분 상쇄시켜줄 것으로 전망했다. 독일 정부는 경기회복의 결과 실업률도 하반기나 늦어도 4분기 부터는 줄어들고 이는 내수의 뚜렷한 신장과 이에 따른 경기 상승의 국면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기대 섞인 예상을 하고 있다. 이러한 올해 성장 전망 달성에는 ▲유로화의 급등 가능성과 국제유가 등 원자재값 불안이라는 복병과 ▲이라크전과 사스(급성호흡기감염증후군) 파동 같은 또다른돌발변수 ▲독일 경제의 지속적 개혁 여부 등이 영향을 줄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편 독일의 성장률이 4%로 예상되는 세계 평균 성장률은 물론 미국 등 영미권의 성장에 크게 못미치는 것이라는 점에서 중장기적 성장 기반 마련을 위해 경제 체질 개혁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베를린=연합뉴스) 최병국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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