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럿이 모인 추석날 빠질 수 없는 것이 술이다. 심재종 다사랑한방병원 원장은 "명절에는 반가운 사람들과의 만남으로 음주량이 늘어나기 마련"이라며 "하지만 명절이 지난 뒤 음주로 인해 건강이 악화되어 병원을 찾는 이들도 더러 있는 만큼 과음을 삼가고 체질에 맞게 술의 종류를 가려 먹는 것이 좋다"고 충고했다.
명절을 즐겁게 보낼 수 있는 음주법에 대해 알아본다.
◇체질을 알고 술을 마시자=신장기능이 좋고 소화기능이 약한 소음인은 입이 짧고 체력이 약해 유난히 추위를 탄다. 때문에 성질이 따뜻한 높은 도수의 술인 인삼주, 고량주, 소주가 잘 맞다.
골격이 크지만 상체가 약한 태음인은 자신만만해 하며 과음하는 것이 문제다. 과음을 하지 않는 정도로 술의 양을 조절하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 관건이다. 따라서 한자리에서 술을 3잔 이상 마시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위장기능이 좋고 신장기능이 약한 소양인은 몸에 열이 많아 찬 성질을 가진 맥주가 잘 맞는다. 하지만 과음을 하면 온 몸에 열이 나 숙취가 잘 풀리지 않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목이 굵고 머리가 크며 상체가 발달했으나 하체가 약한 태양인은 음주에 앞장서는 타입이다. 절대 남들에게 술을 권하지 말고, 적당량을 마시는 습관을 가지는 것이 좋다.
◇자신의 건강상태에 맞는 주종 선택을 하라=자신의 건강상태를 고려해 주종을 선택하는 것도 건강음주법의 비결이다.
술을 많이 먹지도 않았는데, 배가 아프기 시작하는 사람들이 있다. 평소 장이 안 좋은 사람들이다. 알코올은 20~30%는 위에서 흡수되고, 나머지는 소장에서 흡수되는데, 술을 마시면 소장의 운동력이 증가되어 수분과 영양이 그대로 배출되어 설사가 나타나는 것이다.
평소 위장이 안 좋은 사람이라면 소장의 알코올 흡수율을 최소화하기 위해 술은 15도 미만의 순한 술을 마시는 것이 좋다. 소화 흡수에 좋은 매실주, 연실주(연꽃나무열매로 담근 술)가 좋다.
음주 후에는 전복죽이나, 미음 등 부드러운 유동식으로 장을 달랜 뒤 증상이 좋아지면 진밥과 익힌 야채, 수란(약불에 중탕한 계란), 송이탕을 곁들여 식사하면 좋다. 수시로 물을 먹는 것도 좋다.
평소 두통이 있는 사람은 가급적 도수가 낮은 술을 마시고 음주 중 물을 많이 마시면 체내 알코올 흡수율을 떨어뜨려 숙취를 덜 수 있다. 추천 주종으로는 국화주와 칡주가 혈액순환을 좋게 해 두통을 줄여준다. 우렁이, 죽순, 배추, 감 등의 재료를 이용한 안주도 두통에 좋다. 음주 후에는 인삼 달인 물, 꿀물, 수정과, 갈근차(칡차)를 마시면 두통에 효과가 있다.
평소 위가 약해 소화장애가 있는 사람은 빈속에 음주를 삼간다. 이런 사람에게 어울리는 술은 위를 든든하게 하는 산사주나 뽕나무열매주를 마신다. 안주는 밀가루 음식이나 산이 많은 과일, 맵고 짠 음식을 피하고 위궤양, 장출혈 등 소화기 계통에 좋은 무, 붕어 등을 곁들이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