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기아협력사 연쇄부도→금융권 파급 신용위기 확산

◎종금 수신급감… 예금인출사태 우려/해외차입 사실상 중단신용위기감이 점차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8월들어 기아그룹 협력업체들의 연쇄부도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중소금융기관의 유동성 위기로 이어져 금융위기상황이 초래될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해지고 있다. 게다가 금융기관의 대외신인도 하락으로 해외차입이 극도로 어려워지고 있어 자칫 외화유동성위기까지 우려된다. ★관련기사3면 그러나 금융당국은 금융위기상황이 전개될 가능성이 크지 않다며 한국은행 특융 등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조치를 차일피일 미루고 있는 실정이다. 3일 금융계에 따르면 기아사태 이후 금융기관의 자금사정이 극도로 악화되면서 종금사의 수신이 급감, 예금인출 사태가 우려되고 있다. 종금사의 대표적인 수신상품인 어음관리계좌(CMA) 잔액은 지난달 5일 10조2천억에 달했으나 기아사태를 계기로 금융위기가 증폭되면서 지난달말 9조3천8백억원으로 감소했다. 불과 25일만에 8천2백억원이나 줄어든 것이다. 특히 부실여신이 많은 일부 종금사들의 예금인출규모가 늘어나면서 일부 종금사는 지난달말 한때 부도위기에 내몰리기도 했다. 더욱이 적지않은 종금사들이 태국 바트화와 연계된 채권투자로 손실을 입어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종금사, 할부금융사 등 중소금융기관들의 경영난이 극심해지면서 중소금융기관의 유동성 위기가 은행권으로 파급, 금융위기가 초래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또 이달들어 기아그룹 협력업체의 부도사태가 본격화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지난 1일까지 9개의 기아협력사가 문을 닫은데 이어 이달들어 협력업체들의 피해규모가 5천억원을 넘을 것으로 조사돼 특별한 조치가 없는 한 연쇄부도가 불가피하다고 금융관계자들은 지적하고 있다. 특히 지방 중소업체들의 부도사태가 심각한 상황이어서 지방경제의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 기업의 주요 자금조달수단인 회사채도 발행기관과 보증기관의 신용도에 따라 수익률이 1%포인트까지 차별화되고 있는데다 금융기관들은 회사채 신규지급보증을 극도로 기피하고 있다. 이때문에 8월중 만기도래하는 회사채 9천5백억원의 차환발행조차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기업 자금난이 극심해질 전망이다. 해외차입은 사실상 중단상태다. 국내 일반은행들은 물론 국가신용등급을 적용받는 국책은행들도 신용등급 조정대상에 포함돼있다. 자연히 해외차입금의 만기가 단축되고 금리가 치솟고 있다. 은행보다 신용도가 낮은 종금사나 리스사는 아예 해외차입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아직까지 금융위기의 가능성은 보이지 않는다며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조치를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금융 관계자들은 『금융시장 주체들의 불안심리가 최근 금융시장 난기류의 최대 원인』이라고 지적하면서 『부작용을 우려해 금융시장 안정조치를 미루다가 실기할 경우 추가로 부담해야 할 비용이 매우 커질 것』이라며 서둘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손동영·김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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