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 회장이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직을 고사했다. 4대 그룹의 다른 총수들도 전경련 회장직에 부담을 느끼고 있어 차기 재계 수장을 뽑는 인선 작업이 지연될 가능성이 커졌다.
15일 삼성그룹과 전경련에 따르면 이 회장은 이날 삼성 영빈관인 승지원에서 열린 재계 총수들과의 만찬에서 전경련 회장직을 맡기 어렵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관련기사 13면
이날 만찬에는 정몽구 현대ㆍ기아차 회장, 구본무 LG 회장 등을 제외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최태원 SK 회장 등 16명의 재계 총수들이 참석했다. 이날 만찬은 특히 조석래 전경련 회장 사임발표 이후 이뤄진 첫 전경련 회장단 모임이라는 점에서 재계의 관심이 쏠렸다.
이날 회동에서는 차기 전경련 회장에 이 회장을 추대하자는 의견이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회장은 회장직을 수락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완곡하게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현시점에서 전경련 회장을 맡는 것이 쉽지 않은 게 현실”이라며 “이런 의사가 전달됐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경련은 오는 9월 정기 회장단회의 전까지 차기 회장을 선출할 계획이다. 특히 이번에는 4대 그룹 총수 가운데 한 사람이 차기 회장으로 선출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하지만 이 회장을 비롯해 주요 그룹 총수들이 회장직에 적잖은 부담감을 안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