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중국산 철강제품 '국내 융단폭격'

보산강철등 7개업체 한국지사 설립…최고 20% 저렴한 가격으로 물량공세<BR>밀어내기 수출에 국내업체 피해 우려

“한국 시장에서 매년 두 배 이상의 판매 증가를 확신한다.”(중국 특수강업체인 동북특강의 한 관계자) 중국 최대의 특수강 전문업체인 동북특강은 얼마 전 기업설명회를 열어 한국시장 진출을 본격 선언하면서 이렇게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동북특강은 국내산 철강 제품보다 판매가격이 최고 15~20% 가량 낮아 중국산 물량 공세에 대한 국내 업체들의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최근 중국 철강사들이 열연강판과 철근 등 범용 철강제는 물론 특수강까지 해외로 수출하는 등 융단폭격을 퍼붓고 있다. 국내 업체들은 중국산 저가제품에 따른 물량공세가 이제 시작일 뿐이라며 바짝 긴장하고 있다. 특히 중국업체들은 잇따라 한국에 지사를 설립하고 공략을 강화하는 등 급속히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현재까지 지사를 앞세워 한국에서 활동중인 중국 철강사는 보산강철 등 모두 7개에 이르고 있다. 철강협회 관계자는 “중국 철강사의 한국 지사 설립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며 “과거 정보 및 기술 수집에 주력하던 한국 지사의 역할이 요즘엔 아예 판매 창구로 달라졌다”고 전했다. 이 같은 중국 철강사의 국내 진출 확대는 갈수록 늘어나는 중국의 조강 생산물량을 처리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올들어 지난 4월까지 중국의 조강생산량은 이미 1억톤을 넘어섰다. 이를 연간으로 환산할 경우 올 조강생산량은 3억4,200만톤에 육박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유럽 시장의 경우 철강산업이 대형화되면서 생산량 감축 등을 통해 물량 조절이 가능하다”며 “하지만 중국은 중소규모 업체가 난립하는 바람에 자체 생산량 감축이 어려워 중국의 철강생산 증가와 밀어내기식 수출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더욱이 최근 중국 정부가 철강사 통합 등을 포함해 설비 능력 증설을 억제하고 있지만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까지 제기돼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영국의 철강시장 조사기관인 MEPS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중국의 조강생산량은 지난 4년 동안 연평균 20.6% 증가해 세계 조강생산량(8.7% 증가, 2004년 기준) 증가율을 크게 웃돌면서 동북아 등 주변 지역의 위협 요인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 세계 조강생산량은 오는 2008년까지 연평균 2.7% 증가에 그치지만 중국은 매년 5.8%씩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유승록 포스리 수석연구원은 “중국의 철강산업은 고가의 외국산 철광석과 위앤화의 평가절상압력 등에 직면하고 있다”며 “하지만 이 같은 위협요인이 중국의 철강생산 확대를 막기에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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