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한 단일 상장사로서 가장 먼저 실적을 발표하는 삼성카드는 카드업계 실적을 가늠하는 바로미터. 삼성카드가 19일 발표한 1ㆍ4분기 실적을 보면 총 취급액은 21조7,905억원으로 전년 동기(20조2,087억원) 대비 7.8% 증가했다. 취급액은 늘었지만 정작 이익은 줄었다. 1ㆍ4분기 순이익은 665억원으로 전년 동기 714억원에 비해 7% 줄었다. 전 분기(817억원)에 비해서는 무려 18.6%나 급감했다.
다른 카드사들도 사정은 마찬가지. 한 대형 카드사 임원은 "취급액은 물가상승률에 비례해서 오른다고 보면 된다"면서 "하지만 잇따른 규제 여파로 이익은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카드사의 영업구조는 단순하다. 신용판매와 대출로 나뉘는데 두 부문 모두 역성장 위기에 처해 있다. 신판의 경우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로 첫 번째 타격을 받은 데 이어 체크카드 사용 비중이 빠르게 늘면서 마진율이 급속히 악화되고 있다.
대출사업 역시 신규 카드론 제한 및 현금서비스 한도정책 등으로 성장이 정체되고 있다. 삼성카드의 경우 1ㆍ4분기 카드론은 1조1,087억원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5.4% 감소했고 체크카드는 21조4,671억원으로 같은 기간 7.4% 늘었다. 현재 금융 당국은 금리 인하 요구권의 확대 적용 및 대출금리 공시 체계 강화 등을 통해 금리 인하를 유도하고 있어 수익성은 더 나빠질 가능성이 높다.
또 다른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론 등 대출 서비스를 이용하는 층은 신용등급이 낮아 경기가 나빠지면 충당금 적립 규모가 급속히 늘어난다"며 "먹을 것은 별로 없는데 빼앗길 것만 많은 게 지금 카드업계가 처한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