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그룹이 주채권은행과 체결한 재무구조개선약정에 부채비율 축소를 위한 자기자본 확충수단으로 내년 이후 막대한 물량의 유상증자를 계획한다는 내용이 있어 회복기미를 보이고 있는 증시에 커다란 압박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17일 5대 그룹이 주채권은행에 제출한 재무구조개선약정에 따르면 5대 그룹은 내년말까지 200% 이하로 부채비율을 낮추기 위해 총 12조7,272억원의 유상증자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5대 그룹의 유상증자 물량은 올 전체 상장사의 유상증자 규모 13조2,290억원에 육박하는 규모이다.
이같은 물량은 올해 5대 그룹의 유상증자 물량 6조2,393억원의 2배 이상으로 수요기반도 취약한 증시상황에서 엄청난 유상증자 물량이 쏟아져나올 경우 겨우 회복기미를 보이고 있는 증시에 압박요인이 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특히 내년 중 한국담배인삼공사 등 대형 공기업의 민영화까지 예정돼 있어 증시 공급과잉이 예상된다.
대우증권 리서치센터 이종우(李鍾雨) 연구위원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내년 중 5대 그룹 계열 상장사들이 엄청난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할 것으로 보여 해당기업 주가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라며 『그러나 5대 그룹 구조조정을 위해서는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더욱이 오는 2000년까지 총 251억달러에 달할 것이라는 5대 그룹의 외국인투자유치 규모도 성사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시각이 있어 『외국인 투자유치목표 금액 중 상당액이 국내 주식시장을 통한 조달로 변경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안의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