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아파트 안테나를 잡아라"

"채널용량 70개가 한계" 지상파·케이블 등 각축<br>케이블 등 한곳서 선점하면 타사업자 사실상 접근 불가능<br>지상파도 MATV소유권 주장나서




아파트 안테나를 잡기위한 각축전이 뜨겁게 전개되고 있다. 경쟁자는 케이블TV, 스카이라이프(위성방송), KBSㆍMBCㆍSBS 등 지상파 3사. 대상은 아파트내에 설치된 MATV(Master Antena TVㆍ 공시청안테나)다. 공시청안테나는 아파트 같은 공동주택에서 안테나를 각 세대별로 따로 설치하는 불편함을 덜고자 아파트 옥상에 설치한 공동 안테나로 각 가정은 여기서 받은 전파를 다시 분배받아 시청하게 된다. 안테나와 함께 구내선로, 증폭기, 분배기 등이 모두 포함된다. 3각(角) 경쟁의 원인은 바로 이 안테나가 수용할 수 있는 주파수 채널용량에 한계가 있다는 점. 대부분 현재 기술로 약 70개 채널 정도만 수용할 수 있는 선로로 설계돼 있어 케이블TV나 스카이라이프중 한곳이 선점하면 다른 사업자는 사실상 접근이 불가능해지게 돼 있다. 케이블TV와 스카이라이프는 공히 70여개의 채널씩을 각각 운영하고 있다. 문제는 95년부터 시작한 케이블TV의 SO(System Operatorㆍ 방송사)들이 이 안테나를 거의 독점하다시피 하면서 비롯됐다. 특히 국내 대부분의 아파트가 케이블TV 수신료를 아파트관리비에 포함시켜 합산청구중인 상황이어서 케이블TV를 시청하지 않는 입주자까지도 케이블TV 시청료를 자신도 모르게 지불하고 있는 것이 국내 국내 아파트 안테나 시장의 현주소다. 케이블TV보다 7년 늦은 2002년 3월 유료방송시장에 뛰어든 스카이라이프는 결국 새로 짓는 아파트 단지가 아닐 경우 대량고객 유치가 사실상 막혀버린 상황. 공시청안테나를 확보하지 못한 스카이라이프는 결국 각 가정 아파트 배란다에 돌출된 접시안테나를 달고 접시 안테나 선을 집안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아파트 외벽에 구멍을 내야하는 불편을 감수할 수 밖에 없게 돼 있다. 스카이라이프측은 “이 마저도 미관손상을 우려하는 주민들의 반대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 반면 케이블TV측은 공시청 안테나는 아파트입주자들의 재산으로 이미 아파트가격에 포함돼 있고, SO들이 아파트 관리를 위탁받은 아파트입주자대표나 관리사무소측과 정식 계약을 통해 확보한 만큼 독점문제를 거론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맞받아치고 있다. 지상파 3사까지 최근 여기에 가세했다. 최근 한 개 채널 주파수대역(6MHz)를 통해 여러 개 채널을 내보내는 디지털TV기술방식인 ‘MMS(Multi Mode Service)’를 통해 다(多)채널정책을 추구하면서 공시청안테나의 원주인을 주장하기 시작한 것. 지상파방송사들은 “공시청 안테나의 당초 도입목적 자체가 무료 공영방송의 난시청 해소였던 만큼 이제는 원주인에게 돌려줘야 될 때”라며 소유권을 주장하고 있다. 지상파방송사 관계자는 “지상파방송국에서 디지털HD 방송을 송출해도 케이블이 장악한 마스터안테나에서 병목현상이 일어나는 바람에 시청자들이 제대로된 HD급 영상을 감상할 없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3개 당사자들은 최근 아파트 공사단계부터 유선방송을 수신할 수 있는 케이블TV망과 무료인 지상파방송을 수신할 수 있는 MATV망을 분리해서 공사할 것을 의무화하는 것으로 절충점을 찾아냈다. 그러나 신규 건축아파트가 많지 않다는 점에서 당분간 점유 논쟁은 계속될 것으로 방송계는 전망하고 있다. 한 방송사 관계자는 “국내 전체가구의 60% 이상이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는 국내 주택문화의 특수성상 아파트 안테나 전쟁은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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