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美 금리 0.5%P 전격 인하] 해외 전문가 진단

"국제금융시장 안정 위해선 FRB, 통화고삐 더 풀어야" <br>월가 "경기부양위해 방향선회 필요" 공감<br>"인하시기 너무 늦어 경착륙 할것" 주장도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연방기금금리 0.5%포인트 인하 조치에 대해 뉴욕 월가의 전문가들 사이에선 국제금융시장 안정을 위해서는 추가적인 금리인하 조치가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일각에서는 급등하는 국제유가 등 인플레이션 압력이 상존해 통화긴축이 여전히 필요하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하지만 미 학계와 월가 전문가들은 경기회복,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서는 FRB가 통화 고삐를 풀어야 한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 월가의 비관론자를 대표하는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경제학 교수는 보고서를 통해 “미국경제 경착륙 위험을 차단하기 위해 FRB가 0.5%포인트의 금리인하를 단행한 것은 올바른 판단”이라며 “하지만 금리인하 시점이 너무 늦었고 금리인하폭도 낮아 경기침체를 방어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술주 버블을 잠재우기 위해 지난 2001년 1월부터 FRB는 공격적으로 금리인하를 단행해 6.5%였던 기준금리를 연말에는 1.75%까지 끌어내렸지만 경착륙에 빠지고 말았다”면서 “FRB가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로 촉발된 신용경색에 대처하기 위해 취한 금리인하 조치는 너무 늦었고 결국 경착륙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루비니 교수는 이어 “FRB가 금리를 내리더라도 주택경기 침체의 악화는 저지하지 못할 것이며 자동차ㆍ내구재 등 소비 분야에서도 그 충격이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이라며 “2001년 사태와 마찬가지로 FRB는 경기판단을 잘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지금 유동성 위기와 함께 신용경색에 놓여 있어 FRB가 금리인하를 통해 통화량을 늘린다고 해도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추가적인 금리인하에도 불구하고 금융시장의 먹구름이 걷히는 데는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채권 황제’로 불리는 빌 그로스 핌코 최고투자책임자(CIO)는 FRB가 금리를 또 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FRB의 0.5%포인트 금리인하 조치에 조금도 놀라지 않았으며 연방금리는 3.0%까지 더 떨어질 수 있다”며 “미국이 2.5~3.0%대의 실질 경제성장률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으로 금리를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당장 경기침체를 얘기하는 것은 섣부른 감이 있지만 주택시장 불황이 소비심리 위축, 경기둔화로 이어질 것은 너무나 분명하며 앞으로 수개월간 성장률이 1~2%에 그칠 것”이라면서 FRB의 금리인하를 통한 경기부양을 강조했다. 이어 그는 “FRB가 성명서에서 인플레이션 우려를 표현한 것은 형식적인 멘트에 불과하며 앞으로 6~18개월 동안 물가압력은 지속적으로 줄어들 것”이라며 물가안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FRB의 통화정책도 경기부양으로 방향선회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경제학 교수도 경기둔화 우려에 따른 추가 금리인하를 예상했다. 그는 “거시경기지표가 예상보다 더 나쁘게 나타나고 있는 것이 FRB 위원들의 입장을 바꾸었을 것”이라며 “FRB가 앞으로 1~2차례 더 금리를 내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또 “(연방금리 인하로) 달러가치가 향후 12개월간 계속 떨어질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을 것으로 본다”며 “미국 경제가 침체로 빠져드는 것을 막는다면 달러하락에도 제동이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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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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