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은행 대주주의 적격성 시비

[기자의 눈] 은행 대주주의 적격성 시비 최인철 기자(금융부) michel@sed.co.kr 금융감독당국이 외환은행 인수전에 참여한 싱가포르계 은행에 대해 대주주 적격성 여부를 거론한 것은 뒤늦은 감이 있다. 금융감독당국은 지난번 외환은행 매각시 미국계 사모펀드인 론스타에 인수자격을 주면서 3년 가까이 자격논란 시비에 휘말린 쓰라린 기억을 안고 있다. 따라서 금융감독당국이 이례적으로 외환은행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자가 발표되기 직전에 싱가포르개발은행(DBS)의 대주주 적격성을 거론한 것은 이런 고민에서 비롯됐다. 론스타에 이어 국내에서 이미 산업자본으로 판명된 테마섹이 대주주인 DBS가 외환은행을 인수할 경우 적격성 시비라는 수렁에 재차 빠질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진작부터 대주주 적격성을 심사했더라면 지금의 일이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금융감독당국이 21일 외환은행 인수 유력대상자로 부상하던 싱가포르계 DBS에 대해 대주주 적격성 문제를 거론하면서 '은행의 대주주 적격성'에 대한 관심이 다시 부상하고 있다. 현행 은행법상 은행 또는 은행을 바탕으로 한 금융지주회사만이 다른 은행에 대한 인수가 가능하다. 이른바 철저한 금산분리 원칙으로 산업자본 등 은행업을 하지 않는 기관이 은행을 인수하지 못하도록 한 것이다. DBS는 동남아지역에서 명실상부한 은행업을 영위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 비주력금융자인 산업자본으로 분류된 테마섹이 DBS 지분을 28% 이상 보유하고 있고 테마섹 인사가 DBS 이사회에 참여하면서 문제가 된 셈이다. 그러면 국내 후보기관은 다른 은행을 인수할 대주주로 적격한가. 금융감독당국의 입장발표로 DBS에 비해 다소 우위를 점하게 된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에 대한 금융권과 소비자들의 시선이 곱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두 은행은 경영진의 적절치 못한 자사주 매각, 고객정보 대량 유출 등 각종 금융사고에 수차례 적발되고 경고를 받은 바 있으며 그동안 인수합병(M&A) 과정도 매끄럽게 마무리하지 못한 게 사실이다. 유지창 은행연합회장은 "은행은 고객의 예금을 자산으로 영업하도록 권한을 위임받은 공공기관"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은행의 특수성을 감안해 주인을 찾아주되 공공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진정한 은행 대주주의 적격성이란 고객자산을 소중히 운용하고 이익을 돌려주는 본연의 자세가 아닐까 싶다. 입력시간 : 2006/03/21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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