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5월 26일] '양질의 일자리' 중견기업에 있다

최근 정부는 고용을 국정의 제1과제로 삼아 청년실업 해소를 위한 범부처 차원의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이 가시적인 성과를 거둘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일자리 수급의 불균형, 대기업을 선호하는 구직자의 눈높이와 기업의 인력수요 간 미스매치 현상 등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본다. 구직자들은 대기업ㆍ공기업 등 임금 수준이 높고 안정적인 일자리를 선호한다. 최근 한 연구기관의 조사에 따르면 대학생의 71%는 대기업 취업을 희망하지만 대기업 일자리는 지난 2008년 기준으로 전체의 12.9%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 취업대란 속에서도 중소기업은 일할 사람이 부족한 데 구직자들은 중소기업보다 '취업 재수'를 선택한다. 양질의 일자리를 선호하는 구직자들에게 '중견기업'은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노동부에 따르면 종업원 300~500인 기업의 임금은 중소기업보다 높고 근로시간은 종업원 500인 이상의 기업과 유사하다. 중소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임금이 높고 근로조건이 양호한 중견기업은 구직자들이 충분히 고려해볼 만한 대안이다. 중견기업들도 일자리 창출에 적극 나설 준비가 돼 있다. 최근 350개 중견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66.7%의 중견기업들이 중견기업 범위 기준과 지원책이 마련된다면 '인재채용 등을 통해 사회에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역할을 수행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다. 중견기업들이 성장을 통해 고용을 창출하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문제는 청년 구직자들의 시각을 어떻게 바꾸는가이다. 청년실업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대기업ㆍ공기업만을 바라보는 청년 구직자들의 인식 개선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중견기업도 자신의 미래를 꿈꿀 수 있는 곳이구나'라는 인식 없이는 취업 재수를 택하는 청년 실업자들의 선택을 막을 수 없다. 이러한 인식개선 노력은 성과를 쉽게 측정할 수도 없고 효과가 적시에 나타나지도 않는다. 그래서 정부가 나서야 한다. 정부는 우수한 중견기업을 발굴하고 이를 청년 구직자에게 직접적으로 알리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펼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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