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獨 최초 여성 총리의 인생 스토리

앙겔라 메르켈, 게르트 랑구트 지음, 이레 펴냄


헬무트 콜 전 독일 총리의 정치적 양녀에서 독일 최고의 권력자가 되기까지 정계 입문 이후 앙겔라 메르켈의 16년 정치 인생은 말 그대로 초고속 성공 행진 그 자체였다. 그녀는 1991년 여성ㆍ청소년부 장관에 오르면서 독일 역사상 최연소 장관 자리를 차지하고 1998년과 2000년 여성 최초로 기민당 사무총장과 당수 자리에 오르며 독일 정치사 최연소, 최초라는 타이틀을 잇따라 거머쥔다. 급기야 2005년에는 여성 최초로 독일 총리에 오른다. 동독 출신으로 독일 정치 무대의 최정상에 우뚝 선 그녀지만 그녀의 사적인 삶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진 바가 없다. 사실 동독 시절의 앙겔라 메르켈의 생활은 더욱 베일에 쌓여 있다.독일인 스스로도 그녀를 스핑크스만큼이나 불가사의한 존재라고 말할 정도다. 이런 그녀에게 독일 본 대학의 정치학 교수이자 메르켈이 기민당 대변인이던 시절부터 기민당에서 함께 활동하며 비례대표 국회의원까지 지낸 게르트 랑구트 독일 본대학 정치학 교수가 돋보기를 들이댔다. 1954년 독일 함부르크에서 태어나 동독지역인 템플린에서 성장한 개신교 목사였던 아버지의 후광 덕에 다른 동독 아이들보다 쉽게 서구 문물을 접할 수 있었다. 라이프치히 대학에서 물리학을 전공한 그녀는 1989년 동독 민주화 운동단체에 가입하면서 본격적으로 정치에 입문한다. 통일 후 실시된 총선에서 연방 하원의원에 당선되고 헬무트 콜 전 총리의 발탁으로 1991년엔 최연소 장관 자리에 올랐다. 1999년 기민당의 비자금 스캔들이 터지자 그녀는 이를 정치적 독립의 기회로 활용한다. 그녀의 정치적 대부였던 콜에게 결별을 선언하는 편지를 ‘랑크푸르트 알게마이네 차이퉁’지에 기고하며 홀로 서기를 선언한다. 무모해 보였던 그녀의 결단은 결국 그녀를 독일 총리에까지 이르게 하는 성공적 승부수로 판명된다. 저자는 누구나 알지만 아무도 모르는 여인 앙겔라 메르켈의 베일을 벗겨 내는데 어느 정도 성공하고 있다. 하지만 정치적인 목적에서건 아니면 자신의 사생활 보호를 위해서건 공인으로서 어쩔 수 없이 드러내야 할 부분만 공개하겠다는 메르켈의 기본 원칙 탓에 그녀의 은밀한 체취를 맡기엔 다소 부족하다. 책의 말미에 저자가 앙겔라 메르켈의 모습을 10개의 명제로 요약하고 있다. 그 가운데 첫번째 명제는 그녀가 권력에 대한 강한 의지를 지녔다는 것이다. 정치 무대의 최고 자리에 올라 서는데 권력에 대한 강력한 의지 보다 더한 것은 없다는 속된 진실을 실감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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