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체명: 미 PBS, The NewsHour with Jim Lehrer방영시간: 2003. 5.15. 18:10~18:22 (EST), 12분
■인터뷰 전문 번역
▷Jim Lehrer: 대통령님, 환영합니다.
대통령: 안녕하십니까?
▷Jim Lehrer: 어제 회담 직후, 노 대통령님과 부시 대통령께서는 북한에 핵무기가 존재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겠다고 하셨습니다. 그 말의 정확한 의미는 무엇입니까?
대통령: 그 말의 의미는 북한이 새로 핵무기를 만들기 위해 플루토늄을 재처리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의미이며, 또한 이전에 생산한 핵무기가 있다면, 이를 폐기해야 할 것이라는 의미입니다.
▷Jim Lehrer: 대통령님께서는 북한이 핵무기를 현재 보유하고 있다고 믿으십니까?
대통령: 그 문제에 대해서는 다양한 견해들이 존재하지만, 한국 정부의 공식적 입장은 현재 상황에서는 이를 확인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현재로써는 우리는 아직 이를 확인한 바 없습니다.
▷Jim Lehrer: 북한이 핵무기에 있어 정확히 무엇을 보유하고 있는지를 알아내기 위해 어떤 조치를 취하실 생각이신지요?
대통령: 이 문제와 관련, 한미 양국 정부는 가능한 모든 역량을 동원하여,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했다는 첩보와, 그러한 주장들의 진위 여부를 확인할 것입니다. 그리고 (베이징) 협상에서, 핵무기를 생산했다는 북한측 주장의 진위 여부를 확인하고, 다양한 경로를 통해 북한이 이미 핵무기를 보유하였는지를 확인할 것입니다.
▷Jim Lehrer: 만약 북한이 실제로 핵을 보유했다는 것을 사실로 확인했다고 가정해 봅시다. 그렇다면, 북한이 이들 무기를 폐기하도록 하기 위해서 어떠한 조치를 취하실 생각이십니까?
대통령: 북한과 미국은 협상을 계속 중이며, 나는 아직 3자간 대화의 가능성이 사라졌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협상을 위한 노력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고 그런 상황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를 이야기하는 것은 현명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논의는 협상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행동이 될 것이기에, 나는 그런 말을 하기가 아주 조심스럽습니다.
▷Jim Lehrer: 어제 부시 대통령은 진전이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부시 대통령이 이를 통해 말하고자 한 것은 무엇인지요?
대통령: 최근까지 한미 간에 북핵 문제를 어떻게 해결한 것인가를 두고 견해의 차이가 있다는 언론 보도들이 있었으며, 그러한 보도들이 북핵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지장이 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어제 부시 대통령과 나는 이 문제가 평화적인 방법으로 해결되어야 하며, 그 과정에서 한미 간에 긴밀한 협조와 합의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에 동의했습니다. 부시 대통령은 이 점을 이야기하려 한 것 같습니다.
▷Jim Lehrer: 대통령님과 한국 국민들은 북한이 언젠가 한국을 대상으로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고 보십니까?
대통령: 나는 현재 상황에서 어떤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고 생각하지만, 현재로써는 북한이 핵 문제를 외부 세계로부터 자국의 안전 보장과 경제원조를 얻어내기 위한 협상 카드로 이용하고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협상이 성과가 없다면, 북한은 현재 보유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는 핵무기를 수출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리고, 만약 북한이 체제가 위협받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핵무기를 사용할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나는 북한이 한국에 대한 선제공격의 수단으로 핵무기를 사용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Jim Lehrer: 대통령님, 북한은 자국이 미국을 두려워하며, 미국의 공격을 두려워한다는 발언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 발언이 정당합니까?
대통령: 나는 내가 그러한 주장의 정당성을 판단할 수는 없다고 생각하지만, 북한이 미국을 두려워하는 것은 사실이고, 나는 이라크 전쟁이 북한의 미국에 대한 두려움을 증폭시켰다고 확신합니다.
▷Jim Lehrer: 그것은 북한이 이라크 전을 통해 “북한, 다음은 당신 차례요”라는 메시지를 받았기 때문입니까?
대통령: 북한이 다음이 자국 차례라는 메시지를 받았다기보다는, 내 생각에는 북한이 미국의 압도적인 전쟁수행능력을 눈으로 확인했고 그렇기 때문에 두려움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Jim Lehrer: 그러한 두려움이 현재 북한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데에 도움이 되리라고 보십니까 아니면 걸림돌이 되리라고 보십니까?
대통령: 내 생각에는 두려움이라는 요소가 평화적 해결에 도움이 될 가능성이 더 크다고 생각합니다.
▷Jim Lehrer: 대통령님께서는 미국과 중국, 한국, 그리고 관련국들이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폐기하는 대가로 북한이 원하는 것을 제공할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믿으십니까?
대통령: 앞으로 북한이 어떤 행보를 취할 지는 예측할 수 없지만, 어떤 정부도 절대불변의 정책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정책이란 주변 상황이나 조건에 따라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중국, 일본, 그리고 미국이 북한에 그들이 원하는 조건을 제시한다면, 북한의 태도는 앞으로 변할 수도 있고, 북한이 체제 안전을 보장 받고 경제를 개혁하고 개방할 기회를 얻는다면,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포기할 가능성은 높습니다.
▷Jim Lehrer: 그렇다면 그러한 정책방향을 지지하신다는 의미입니까?
대통령: 그렇습니다.
▷Jim Lehrer: 일부 미국인들은 그것이 핵 협박에 넘어가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우리에게는 핵 무기가 있다. 우리가 원하는 것을 주지 않는다면, 이를 사용하겠다”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는 국제관계를 이끌어가는 올바른 방법이 아닙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답하시겠습니까?
대통령: 예, 나는 위협에 입장을 누그러뜨리는 것이 국제사회의 도덕적 원칙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미국의 입장에서는, 북한의 위협에 굴복하는 것이 자존심의 문제인 것입니다. 나는 이를 잘 이해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허풍과 과장을 사용하는 것은 협상과정에서 일반적으로 흔히 볼 수 있는 전략이고, 나는 주고받는 과정을 통해 타협이 이루어지는 것도 흔히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Jim Lehrer: 대통령님, 미국 정부 내 고위 관료 중, 부시 대통령이 아닌 다른 고위 관료 중에, 북한이 핵 무기를 포기하는 데에 동의하는 것은 오직 북한의 정권교체를 통해서만 이루어질 수 있다고 보는 사람들이 있다는 보도들이 있었습니다. 이에 동의하십니까?
대통령: 나는 미국 내에 그런 의견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이것이 미국 정부의 공식적 입장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북핵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북한 정권을 교체시키는 방식도 가능한 방법 중의 하나입니다. 그러나 북한이 스스로 체제를 개혁하도록 하는 것도 가능한 방법인 것입니다. 그리고 북한의 현 정권을 교체하는 쪽으로 선택하는 경우, 한국은 아주 큰 위험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에, 우리는 북한 스스로가 개혁, 개방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더 안전하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이것이 70년대 미국이 중국의 개방을 돕기 위해 취했던 조치였다고 생각하며, 나는 이러한 역사적 경험이 한반도에서 되풀이되기를 바랍니다.
▷Jim Lehrer: 그러한 신념을 부시 대통령에게 피력하셨습니까?
대통령: 예.
▷Jim Lehrer: 그리고 부시 대통령이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대통령: 우리는 아주 다양한 주제들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고, 그래서 사실 어떤 특정 사안에 대해 합의에 도달했는지 이야기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우리는 평화적 방법으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데에 동의했으며, 앞서 말한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방법론에 대해 합의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Jim Lehrer: 부시 대통령에게 행정부 내 관료들이 북핵 문제에 대한 군사적 접근법을 언급하지 않도록 해달라고 부탁하셨는지요?
대통령: 아니오, 그런 부탁을 한 바 없습니다.
▷Jim Lehrer: 하지만, 미국 측이 군사적 해결 가능성을 언급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 대통령님의 입장이라고 생각해도 되겠습니까?
대통령: 좀 길게 답변하겠습니다. 한국은 지난 수백년 간 많은 시련과 고난을 겪었고, 우리는 반세기 전에 전쟁을 겪어 황폐해졌습니다. 그리고 미국의 원조와 한국인들 자신의 노력 덕분에 우리는 번영의 문턱에 서 있습니다.
한반도에서 한 번 더 전쟁이 일어난다는 것은 우리가 여태까지 이룩한 모든 것을 잃어버리고, 다시 비참한 과거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50년 전 동족상잔의 전쟁도 완전히 극복해내지 못한 상황인데, 민족 간의 전쟁이 다시 벌어진다면 그 상처를 극복하는 데에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며 어쩌면 그 상처를 영원히 극복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할 것이며, 평화적 방법을 모두 동원해본 후에 미국과 다음 행보를 논의 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Jim Lehrer: 부시 대통령은 과거 북한을 “악의 축”의 일부라고 칭한 바 있습니다. 대통령님은 북한을 어떻게 보십니까?
대통령: 나는 북한이 낡은 체제에 집착하고 있으며, 북한이 추구하는 가치들이 북한 주민의 이해와 일치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북한의 행동과 요구들은 국제사회가 수용할 수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나는 북한이 신뢰할 수 있는 상대라고 보지 않으며, 북한의 체제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Jim Lehrer: 하지만 언젠가 남북한이 통일될 것이라고 보십니까?
대통령: 예.
▷Jim Lehrer: 앞날을 바라볼 때, 시간이 얼마나 걸릴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대통령: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생각되지만, 우리는 언젠가 통일을 이룰 것이라는 희망을 절대로 버리지 않을 것입니다. 만약 링컨 대통령 재임 기간 동아 미국이 남과 북으로 분단되었다면, 미국 사회에서도 불신과 증오, 전쟁과 대립이 팽배하였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그랬다면 미국은 오늘과 같은 번영을 누리지 못했을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한국은 남과 북으로 분단되었고, 서로에 대한 불신과 대립, 그리고 증오가 지금까지 계속되어 왔습니다. 따라서, 시간이 더 걸리더라도, 궁극적으로는 통일을 이루고자 하는 것입니다.
▷Jim Lehrer: 대통령님, 감사합니다.
대통령: 감사합니다.
<우승호기자 derrida@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