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기고] 물류 선진국으로 가자

물류비 수준은 민간기업뿐만 아니라 국가경제에서도 경쟁력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특히 경제규모가 커짐에 따라 그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물류비를 절감하기 위해 무엇보다도 선행적으로 다뤄야 할 항목으로 물류표준화, 물류공동화, 그리고 물류정보화를 꼽을 수 있다. 이들은 물류활동의 빅3전략으로도 불려지고 있다. 특히 3가지 전략 중에서도 파급효과가 가장 큰 물류표준화 부문에 우선순위를 두지 않으면 안 된다. 물류는 일방적인 활동이 아니고 양방적인 활동이므로 물류표준화가 되지 않고서는 물류공동화와 물류정보화도 시행하기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물류표준화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인 표준파렛트 보급률은 우리나라의 경우 39.4%(2006년)다. 이는 유럽 90%, 미국 60%, 일본 45% 등 선진국보다 매우 낮은 수준이다. 한 나라가 갖고 있는 산업경쟁력의 원천적인 힘이 산업표준화 수준에 달려 있듯이 물류경쟁력도 바로 물류표준화에서 나온다. 따라서 물류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먼저 물류표준화율을 높이지 않으면 안 되고 물류표준화는 물류활동에서 사용되고 있는 각종 설비규격을 먼저 표준화하는 데서 출발돼야 한다. 이런 맥락에서 기술표준원이 지난 2004년 7월부터 물류표준설비인증제도를 도입해 물류표준화를 앞당기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은 여간 다행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물류설비인증제도를 시행해 온 이래 약 3년 동안 111개 인증업체와 이들이 사용하고 있는 물류설비 중 197개 품목의 설비가 표준설비로 인증받았다. 그러나 그동안 물류표준설비인증제도를 실시해오면서 개별품목 인증을 통한 물류설비표준화 촉진에는 많은 기여를 해왔으나 인증 효용성이나 물류관리의 효율성 등 전체적인 관점에서는 다소 미흡하고 아쉬운 부분이 없지 않았다. 특히 제조업ㆍ유통업 등 전산업계로 물류의 역할과 범위가 넓어지면서 물류센터, 화물터미널 등 모든 물류거점에서 기계화, 자동화 이용률이 높아짐에 따라 물류설비대수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이런 추세 때문에 물류설비 측면에서 볼 때 화물의 포장ㆍ운송ㆍ하역ㆍ보관 등 물류활동 전반에 걸쳐 일관수송체계(유닛로드시스템)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 때문에 물류설비의 표준화 대상이 단순한 개별설비의 단품인증에서 설비 상호 간의 연계시스템(모듈시스템)으로 확대되고 있다. 때마침 기술표준원이 물류설비인증제도를 통해 개별 설비에 대한 단품인증으로 일정 수준에 도달한 물류표준화 업체에 대해 물류설비인증보다 한 단계 높은 물류경영시스템 인증제도를 마련하고 내년초부터 본격 시행에 들어갈 계획으로 있다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물류경영시스템인증제도는 물류표준화뿐만 아니라 기업의 경영능력과 경영성과까지 평가하기 때문에 기업의 물류능력을 종합적으로 진단하는 물류시스템평가로 해석되고 있다. 이는 물류 수요자들에게 보다 높은 물류신뢰지표를 제시함으로써 물류시장의 안정성과 경쟁력을 높여주는데 커다란 자극제가 될 것이다. 앞으로 이러한 인증을 통해 인증설비가 많이 늘어나게 되고 물류 수요자들은 저비용과 좋은 품질의 물류서비스를 받고 물류 공급자들은 물류공동화ㆍ물류정보화 나아가서 물류자동화를 할 수 있는 여건을 성숙시키면서 물류 규모화를 지향할 수 있는 초석을 마련할 수가 있다. 물류 규모화는 물류비용 절감의 지름길로써 물류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필요조건이 되며 결국 산업경쟁력 강화와 맞물리게 해 국가경제발전의 성장동력이 된다고 본다. 선진국들은 이미 높은 수준의 물류표준화를 실현, 물류공동화를 바탕으로 대형 물류전문업체(제3자물류업체)들을 등장시켜 세계 물류시장에서 국가경쟁력을 선양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특히 이러한 대형 글로벌 물류 업체들이 속속 한국물류시장에도 진입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도 하루 빨리 물류전문업체들을 대형화시켜 물류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이를 위해 물류 아웃소싱과 물류공동화의 선도력을 갖고 있는 물류경영시스템인증제도를 활발히 운용해 나간다면 보다 빠른 효과를 가져 올 수 있다고 본다. 물류경영시스템인증제도가 본격 시행되면 건설교통부와 해양수산부 등이 함께 추진하는 종합물류업인증제도와도 연계해 유닛로드시스템을 촉진, 물류설비표준화, 물류공동화, 물류자동화, 그리고 물류정보화가 상호연계 돼 물류발전에 크게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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