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장수학노트] TV속의 지적자극 활용

李 相 澤(안양병원 이사장)정년후에는 매일같이 우두커니 TV앞에 앉아서 빈둥거리는 생활이 되기 쉽다. 그렇게 변화가 없는, 즉 뇌에 자극을 주지않는 생활은 지적 능력을 쇠퇴시킬 뿐만 아니라 치매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대뇌 생리학에 의하면 사람의 지적능력에는 두가지가 있다고 한다. 장년기가 지나면 나이에 따라 쇠퇴해 가는 능력과 다른 하나는 상당한 고령이 되도록 뻗어가는 능력이다. 물론 이것은 상대적인 것이지만 능력의 쇠퇴는 뇌에다 지적인 자극을 계속 주어야만 방지할 수 있다고 한다. 먼저 쇠퇴하는 능력으로는 계산력, 기억력, 이해력, 창조력, 독창력 등으로서 중년이 지나면 대개 실감하게 된다. 그런데 뻗어갈 가능성이 있는 능력이란 사물을 종합적으로 생각한다든지 관리하는 능력이다. 특히 과거에 익힌 지식이나 경험을 근거로 해서 대처하는 능력은 70대에도 장년기의 사람보다 못지않는 사람도 적지 않다. 뇌에 자극을 주기 위해서는 항상 생각하는 노릇이 중요하다고, 대뇌생리학에서는 말한다. 그것도 노상 같은 생각만 하는 게 아니라 때로는 다른 생각도 해서 변화를 주는 게 좋다. 생각한다면 독서나 집필 등이 대표적인데 누구나가 그런 취미, 그런 생활을 할 수는 없다. TV시청이 가장 즐겁다는 사람이 있어도 좋다. TV시청도 마음가짐에 따라서는 충분히 지적 자극이 될 수 있다. 곧잘 TV를 「바보상자」라고 하는 까닭은 항상 수동적인 자세로 장시간 바라보게 되는 데 있다. 그렇지만 TV프로에도 지적 호기심을 자극할만한 것이 있다. 그런 프로를 자기 나름으로 선택하여 연구적인 자세로 보는 것이다. TV가 아니고서는 볼 수 없는 영상들, 가본적이 없는 나라의 생소한 풍속 등은 잠재적인 호기심을 불러 일으켜 준다. 여태까지 관심이 없던 일에도 호기심이 싹트게 된다. 현대는 다양한 정보들이 홍수처럼 범람하는 시대인데 그런 정보를 올바로 이해하지 못하면 사회의 진보에서 낙오되기 십상이다. 그러니까 일상생활에서 알지 못하는 정보에 부딪히면 알아내려고 궁리하고 살펴보는 지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어떤 집 거실에는 TV옆에 조그마한 책장이 있어 백과사전, 현대어사전, 인명사전, 지도책 등이 꽂혀 있는 걸 보았다. TV를 보다가 모르는 지명이나 인명, 전문용어 등이 나오면 곧 메모해서 살펴본다는 것이다. 나중에 서재에 가서 알아보려고 미루었다가는 흐지부지 포기해 버리게 되니, 바로 TV옆에다 책장을 마련했단다. 이런 능동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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