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韓·中·日 바둑 영웅전] 텔레비전 스타 김성룡

제5보(62~73)



한국바둑리그가 출범하면서 가장 각광을 받은 이색적인 존재가 있었으니 바둑TV의 해설을 맡은 김성룡이 그였다. 전에도 이따금 바둑TV에 출연하여 직설적인 입담과 신세대풍의 매너로 주목을 받았던 그는 고정 해설자가 되면서 일약 기단의 인기 스타가 되었다. 게다가 2004년 10월 전자랜드배에서 우승하여 타이틀홀더의 반열에 뛰어든 이후로는 그의 스타 기질은 더욱 만개하였고 진행 솜씨도 무르익어 애기가들의 전폭적인 사랑을 받게 되었다. 저단 시절에는 큰 목소리와 튀는 언행으로만 기억되는 그였으나 방송인으로 입신하기 위해 각고정려의 노력을 거쳐 뜻을 이룬 것이었다. 예전의 튀는 언행 가운데 하나만 소개하자면 우승컵 음수사건을 들 수 있다. 한중신예대항전을 치르고 시상식이 열렸는데 무명이었던 그가 우승컵에 술을 따라 중국 기사(거의 20세 전후)들에게 권했다. 그 기발한 행동에 발끈한 중국 기사들은 원샷으로 잔(우승컵)을 비우기 시작했고 사태는 전혀 예상치 못했던 방향으로 진전되었으나 원로들의 교통정리로 원만한 수습을 보았다. 흑63으로 침입하여 여전히 흑이 앞선 바둑이다. 백은 일단 64로 공격 대형을 취할 수밖에 없는데 사방이 허술하여 공격이 제대로 먹힐 것 같지 않다. “파크랜드가 또 한번 사건을 만들 것 같군요.”(김성룡) 흑69로 끊은 것은 수습의 맥점이다. 그러나 여기서는 이런 식으로 멋을 부릴 것이 아니라 무식한 방법으로 안정을 서두를 자리였다. 이 경우의 최선은 참고도의 흑1을 선수로 두고 3 이하 5로 궁도를 넓히는 것이었다. 흑13까지 얼른 살아버렸으면 백이 시비를 걸어볼 데가 없는 바둑이었다. “속수 같아서 내키지 않더라구요.”(목진석) 참고도의 수순은 초심자들이 즐기는 속수성 진행이 분명하다. 그러나 그 코스가 최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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