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농협 지주회사 체제 출범] 보험업계도 지각변동 예고

생보·손보 각각 4·9위 수준<br>자금력 바탕 중소社 인수땐<br>업계 M&A 가속 촉매 될듯


농협금융지주 출범으로 보험업계에도 지각변동이 예고됐다.

농협이 전국적인 영업망을 등에 업고 방카슈랑스 등 보험시장을 급속도로 파고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농협금융지주는 2일부터 NH생명보험과 NH손해보험이라는 이름으로 생명보험과 손해보험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 당장 생보업계 4위, 손보업계 9위 수준이다.


지난해 농협공제의 생명보험 수입은 8조9,687억원으로 삼성생명(21조6,000억원), 대한생명(11조1,000억원), 교보생명(10조8,000억원)의 뒤를 바짝 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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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생명은 자산만도 32조원 규모로 삼성생명ㆍ교보생명ㆍ대한생명에 이어 4위다. 그러나 NH생명은 변액보험 등 신상품 판매를 통해 오는 2020년 자산규모를 80조원까지 늘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NH생명은 단위조합의 방카슈랑스 규제가 5년간 유예돼 4,400여개 조합을 동원, 공격적인 영업을 할 수 있게 됐다. 정식 보험사가 됐기 때문에 그동안 제약이 많았던 변액보험 등 다양한 상품도 내놓을 수 있다. 현재 보험설계사 인력은 1,500명 수준이지만 최근 인력을 충원하고 있다.

그러나 농협의 보험진출은 '양날의 칼'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금까지 농협 은행 부문은 NH보험 상품만 판매했는데 다음달부터는 삼성ㆍ대한ㆍ교보생명의 보험을 같이 판매해야 한다. 여기에 설계사 인력이 부족하다는 약점도 안고 있다. 현재 NH보험 설계사 인력 1,500명은 삼성생명(3만여명)의 20분의1 수준이다. NH보험이 농협은행과 단위조합을 활용한 방카슈랑스에 영업력을 집중했기 때문이다.

농협의 보험시장 진출은 보험업계의 인수합병(M&A)을 가속화하는 촉매제로 작용할 수 있다. 생보사 빅3 가운데 하나인 대한생명은 이미 동양생명 인수를 위한 예비입찰에 참여한 데 이어 ING생명 인수까지 추진하고 있다. 동양생명 자산은 13조원, ING생명은 20조원이다. 자산 65조원인 대한생명이 이들 중 하나를 인수하면 80조원 안팎의 자산을 보유해 생보업계 2위 자리를 굳히게 된다.

보험업계가 덩치 키우기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KB금융지주ㆍ삼성생명ㆍ녹십자생명 등도 인수합병전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NH보험도 인수합병전에 적극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NH손보는 최근 매물로 나온 에르고다음다이렉트를 인수할 가능성이 있다. 경영난을 겪는 그린손해보험에 관심이 있다는 얘기도 나돈다. 손보사의 한 관계자는 "농협은 막대한 자금력을 갖춰 중소형 손보사 인수가 어렵지 않을 것"이라며 "이 경우 기존의 보험업계 판도가 깨지면서 중형사들의 입지가 약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손보사들은 NH손보가 이들 중 하나를 인수해 전력을 재정비하면 2~3년 안에 삼성화재ㆍ동부화재ㆍ현대해상에 이어 업계 4위까지 치고 올라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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