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진흥기업 '사적 워크아웃' 진통

효성 "채권단 100% 동의 있어야 지원" 요구<br>채권단선 "지원 확약서 먼저 제출해야" 맞서<br>좌초 가능성 배제 못해

효성그룹이 최근 유동성 위기에 처한 진흥기업(효성 계열사)을 지원하는 전제조건으로 '사적 워크아웃에 대한 채권단의 100% 동의'를 요구했다. 반면 저축은행을 포함한 진흥기업 채권단은 효성그룹이 먼저 '진흥기업 지원 확약서'를 제출하라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 시장에서는 "양측이 사적 워크아웃의 절차를 밟는 수순을 둘러싸고 한치의 양보도 하지 않는 상황"이라며 "현재로서는 서로 (진흥기업의) 생존을 보장하라고 묻는 모습이어서 가까스로 부도를 모면한 진흥기업이 다시 좌초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들다"고 전했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진흥기업 채권단은 효성그룹에 대해 진흥기업 지원 확약서를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에 제출하도록 요구했다. 채권단의 한 관계자는 "효성그룹이 진흥기업을 살리려는 의지를 갖고 있는지 확인할 수 없다"며 "효성그룹이 의지를 보이지 않는 한 사적 워크아웃의 개시는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이 관계자는 이어 "저축은행들 가운데서는 진흥기업에서 시공한 미분양 아파트를 담보로 대출해준 경우가 있다"며 "이들 저축은행은 차라리 진흥기업을 법정관리로 처리해 담보로 잡은 미분양아파트를 부실채권 형식으로 정리해 대출을 회수하기를 바라고 있다"고 덧붙였다. 진흥기업이 금융권에서 빌린 대출액은 약 1조원가량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 가운데 60%가량이 저축은행 등 2금융권의 자금인 것으로 파악됐다. 진흥기업 회생의 열쇠를 쥔 저축은행들이 이처럼 효성그룹을 압박하는 것은 진흥기업 회생에 대한 그룹지원 의지를 불신하기 때문이다. 저축은행의 한 관계자는 "효성그룹이 확실하게 어떤 방식으로 지원하겠다는 확약이 있어야 동의를 할 수 있는데 아직까지 구체적인 언급조차 없다"며 "2금융권에 대한 설득작업을 진흥기업과 주채권은행에 맡겨둔 채 뒷짐을 지고 있는 효성그룹의 행태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효성그룹의 한 관계자는 채권단의 이 같은 압박에 대해 "(진흥기업과 관련해서는) 할말이 없다"며 노코멘트로 일관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법정관리로 가면 대부분의 채권자가 피해를 입게 되는 만큼 저축은행들과 효성그룹이 이견을 좁혀야 한다"며 "워크아웃 개시작업이 늦어질수록 채권자의 피해는 커질 수밖에 없어 신속한 결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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