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1일 한국씨티은행의 출범 등으로 은행간의 시장 쟁탈전이 뜨거워지고 가운데 선도은행인 국민은행의 여.수신이 급속 잠식되는 등 서서히 은행권의 판도 변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28일 금융계에 따르면 지난 25일 현재 8개 시중은행의 수신액은 479조7천791억원으로 투신권의 머니마켓펀드(MMF) 등으로 시중 자금이 흡수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저금리 예금 특판 등으로 오히려 소폭이나마 늘었다.
그러나 선도은행인 국민은행의 경우 이달들어 25일만에 수신액이 1조4천626억원줄고 제일은행은 1조115억원, 외환은행은 4천9억원이 각각 감소했다.
반면 우리은행은 지방자치단체의 일시 자금 예치에 힘입어 1조5천134억원이 늘었고 하나은행은 특판예금 판매로 역시 1조5천44억원이 증가했다.
한국씨티은행도 912억원이 늘어나는 등 모두 5개 은행은 수신이 늘었다.
8개 시중은행의 여신도 1조6천902억원이 증가했으나 선도은행인 국민은행은 380억원이 감소했다.
한국씨티는 3천435억원이 줄었다.
이에 비해 우리은행은 기업 물량에 힘입어 6천5억원이 증가했고 제일(4천891억원), 조흥(3천783억원), 하나(2천716억원), 신한(2천38억원) 등 6개 은행의 여신 규모는 늘었다.
은행권에서는 이미 한차례 특판 예금 상품 판매 경쟁이 벌어진데 이어 내년에는 본격적인 영업 전쟁이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11월초 취임한 강정원 국민은행장은 선도은행 자리를 지키기 위해서는 본격적인 `은행들의 전쟁'에 대비해야 하고 이미 늦은 감마저 있다며 직원들에게 수시로 위기의식을 강조하고 있다.
이는 하영구 한국씨티은행장이 이미 현재 총자산 기준 6∼7%인 시장점유율을 1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것을 비롯해 은행권의 판도 변화가 급속히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따른 것이다.
특히 오는 2006년 조흥은행도 신한에 통합되는 등 경쟁 은행들의 몸집 불리기가예정돼 있고 제일은행이 예상대로 HSBC(홍콩상하이은행)에 매각될 경우에는 더욱 치열한 경쟁 환경이 조성될 전망이다.
한국씨티의 한 관계자는 "11월에는 통합에 적응하느라 별로 공격적인 영업을 펼치지는 못했다"며 조만간 `은행전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의사를 내비쳤다.
(서울=연합뉴스) 경수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