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MBA 제대로 알고 가자] 국내 교육과정도 글로벌 수준

현장성 있는 특화된 내용으로 실무능력·인적 네트워크 확대<BR>영어로 수업·외국 현지학습등 국제화 감각도 뒤처지지 않아



“교수진이 젊고 우수한데다 열의가 대단해 지난 2년간 들인 시간과 노력이 결코 아깝지 않았습니다.” 최근 KAIST 테크노 경영대학원 MBA(텔레콤경영) 과정을 마치고 나온 하나로텔레콤의 정모(40) 차장은 학위 획득에 대한 자부심보다는 “대학에서 겪어 보지 못한 학구열에 젖어 시간 가는 줄 몰랐다”며 높은 만족감을 표시했다. 일종의 지적 카타르시스를 느끼고 나온 후의 기쁨이랄까. 교수들이 대부분 해외 유학을 다녀온 젊은 박사들로 짜여져 있어 학생들에게 하나라도 더 가르치겠다는 열의가 남다른데다 그렇다고 국내 대학 교수들에게서 볼 수 있는 오만함이나 권위주의적인 색채는 전혀 느낄 수 없었다. MBA(Master of Business Administration) 출신이 흔치 않던 과거와는 달리 최근엔 MBA 졸업자들이 넘쳐 나면서 MBA 학위가 달콤한 미래를 보장해주던 시대는 지났다. 하지만 고용시장이 불안하고 경영환경이 빨라지면서, 자기계발에 대한 직장인들의 욕구도 증가하고 있어 직장인들에게 MBA과정은 여전히 매력적이다. 최근 들어 일부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사내 우수 인력들에게 교육비의 전부 또는 일부를 지원해 주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도 직장인이면 누구나 MBA 과정을 한번 도전해 볼 만한 것으로 인식하게 하고 있다. 일반인들이 많이 혼돈하고 있지만 MBA는 학문탐구를 목적으로 하는 일반 경영대학원 석사학위(Master of Arts)와는 달리, 직장생활에서 직접 활용할 수 있는 실무능력 향상과 경력개발 그리고 인적 네트워크 확대에 필요한 현장성 있는 특화된 내용을 주로 다룬다. 지난 96년 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이 국내 최초로 미국식 전일제 MBA 과정을 도입한 이후 국내 MBA 시장에 대한 인식도 많이 변화되었다. 2003년 이 대학원이 세계경영대학협회(AACSB)로부터 인증을 받은 데 이어 최근에는 고려대 경영대학도 이 같은 인증을 받았다. 이제 국내 MBA 과정도 세계 수준에 뒤지지 않는 양질의 교육 과정임을 국제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것이다. 국내 MBA의 장점으로는 기본적으로 기회비용이 저렴하다는 점을 우선 꼽을 수 있다. 미국이나 유럽에 나가 해외 MBA 과정을 마치는 데는 보통 2억원 이상의 기회비용이 드는 반면, 국내에서는 5,000만원~1억원 가량이면 충분하다. 이 과정을 마친 수료자들의 빠른 실무 적응과 튼튼한 인적 네트워크 등도 국내 MBA의 장점으로 꼽힌다. 대기업 인사 담당자들은 해외 MBA를 마친 수료자들도 외국인들과 비즈니스 정보를 공유할 정도의 친밀한 인적 네트워크를 확보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고, 심지어 영어조차 서툰 경우가 적지 않다고 불만을 털어 놓기도 한다. 그러나 국내 MBA 출신들은 교수진과 동문들이 가까운 곳에 있어 빠른 정보교류가 가능하고, 산학연 프로젝트와 인턴십 등을 통해 국내 경영 실무에 대한 파악이 뛰어나다는 평을 듣는다. 교육과정의 80%이상을 대부분 영어로 진행하기 때문에 외국어 실력과 국제화 감각도 해외파들에 비해 크게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평가다. 국내에 개설된 대부분의 MBA 코스에도 한 학기 또는 2~3개월씩의 외국 현지 학습과정이 포함돼 있다. 국내 MBA 과정은 전일제, 야간제, 주말반 그리고 온라인 교육과정으로 나뉜다. 야간과 주말, 온라인 과정은 직장생활과 병행하면서 교육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재취업시 기업이 교육기간을 경력으로 제대로 인정하지 않거나 학교로부터 재취업에 대한 서비스를 받을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경희대, 성균관대, 연세대, 고려대, 아주대 등 일반 대학들이 경영대학원내에 설치한 MBA 과정이 있는가 하면, aSSIST, KAIST, KDI 등 특수 대학원이나 연구원 등에서 개설한 MBA 코스도 있다. 대부분 미국 등 외국 유수 대학이나 대학원 등과 전략적 제휴를 체결, 실무 위주의 MBA 본래의 교육 정신을 구현하려 애쓰고 있다. 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의 조연주 교수는 “국내에서도 기업들이 대부분 ‘MBA 출신은 문제해결능력이 뛰어나다’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어 MBA 인재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본다”며 “다만 적지 않은 시간과 비용, 노력을 투입해야 하는 만큼 학교나 코스 선택시 개인의 목표와 학교별 특성을 꼼꼼히 파악하고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