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기업그룹 계열사 5곳 중 1곳이 자본이 잠식됐거나 부채비율이 위험 수준인 400%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기업경영성과평가기관인 CEO스코어에 따르면 전년과 비교 가능한 자산 규모 5조원 이상 상호출자제한 47개 기업집단의 1,418개 계열사 재무현황을 분석한 결과 부실 위험에 처한 한계기업은 총 279개(19.7%)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곳은 110곳이었으며 부채비율이 400%를 넘는 곳은 169곳이었다. 부채비율 400%를 잣대로 한 것은 금융위원회가 주채무계열을 선정할 때 가장 높은 점수를 부여하도록 한 기준이기 때문이다.
동부그룹이 유동성 위기가 불거진 계열사를 가장 많이 보유했다. 51개 비금융계열사 중 절반에 가까운 24개(47.1%)가 자본잠식 및 부채비율 400%에 해당됐다. 동부에 이어서는 GS그룹의 78개 계열사 중 19곳(24.4%)이 유동성 위험에 직면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주력 계열사 중에서는 GS건설만 부채비율(263%)이 높았고 나머지는 방계인 코스모 계열이었다.
GS그룹에 이어 CJ(15곳·22%), 롯데(14곳·22%), 효성(14곳·34%), 코오롱(12곳·34%), 태영(12곳·32%), SK(11곳·14%), 한화(11곳·26%) 등 순으로 유동성이 위태로웠다. 이에 반해 영풍·아모레퍼시픽·교보생명·홈플러스 등은 자본잠식 및 부채비율 400% 이상인 곳이 한 군데도 없었다.
그룹별로는 현대가 540.5%로 부채비율이 가장 높았고 한진(452.4%)이 뒤를 이었다. 두 그룹은 각각 현대상선과 대한항공 등 물류기업을 주력으로 한다는 공통점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