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애플 하청업체 또 노동착취 의혹

CLW "대만 페가트론 중 공장서 상당수 미성년자 초과 근무" 폭로<br>애플 이미지 개선 노력 무색

'폭스콘 스캔들'로 홍역을 치렀던 애플이 또다시 하청업체의 열악한 노동조건 때문에 도마 위에 올랐다. 애플은 지난 2010년 하청업체인 폭스콘 중국 공장의 열악한 작업환경과 근로조건이 공개된 후 악화된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애써왔지만 3년간 근로환경은 오히려 더 나빠진 것으로 보인다.

미국 뉴욕에 본부를 둔 중국 노동인권단체 '중국노동감시(CLW)'는 29일(현지시간) 아이폰 등 애플 제품을 생산하는 대만 업체인 페가트론 중국 공장 3곳에서 미성년자 고용 및 과도한 초과근무가 행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애플은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페가트론 공장 근로자 7만명은 중국 법에 규정된 노동시간인 주 49시간을 훨씬 초과한 주 66~69시간을 일하고 있다"며 "상당수 직원들은 18세 미만 미성년자"라고 밝혔다. CLW는 페가트론 공장에서는 임산부들도 하루에 8~11시간 서서 일해야 하며 직원들은 위반사실을 숨기기 위해 출근기록을 거짓으로 작성하라는 압력에 시달렸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도 인력소개 업체가 근로자 임금의 일부를 갈취하고 회사 측이 근로자들의 이직을 막기 위해 신분증을 보관하기도 했다고 이 단체는 주장했다. 리키앙 CLW 책임관리자는 "페가트론의 작업환경이 과거에 문제가 됐던 폭스콘보다 훨씬 나쁘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폭로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지난 3년간 하청업체 근로조건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 개선을 위해 애써온 애플은 또다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실적둔화를 딛고 신제품 출시 등으로 반전을 노리던 팀 쿡 최고경영자(CEO)에게도 악재다.


애플 하청업체들의 노동조건은 2010년 최대 하청업체인 폭스콘에서 직원 13명이 열악한 조건에 항의하며 자살한 이래 항상 관심의 대상이 돼왔다. 사건 이후 쿡 CEO가 지난해 직접 폭스콘 중국 공장을 방문해 작업환경 개선을 약속하는 등 애플은 이미지 개선에 힘써왔지만 이번 폭로로 그간의 활동이 무색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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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W의 발표에 대해 애플은 이날 성명을 내고 "2007년부터 15차례 페가트론 공장의 작업환경을 조사해왔지만 이런 주장은 처음 접한다"며 "중국노동감시의 주장을 조사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제이슨 청 페가트론 CEO는 "조사 후 중국 법규와 회사 규정에 위반되는 사항은 즉각 바로잡겠다"고 말했다.

중국 상하이 푸둥 지역에 위치한 페가트론 공장에서는 전세계 아이폰ㆍ아이패드 공급량의 3분의1이 생산되고 있다. CLW는 이 보고서를 내기 위해 올해 3월부터 이달까지 페가트론 공장에 위장 취업한 후 직원 약 200명과 인터뷰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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