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이용남씨 증언/“여야의원 10∼20명에 후원금”(초점)

◎검찰 조사중 정치인 명단 공개못해/사월회·고려대라이온스 통해 로비16일 한보국정조사특위는 정태수 한보그룹총회장의 돈심부름을 한 것으로 알려진 이용남 전 한보사장의 정치권 로비행태를 도마위에 올렸다. 이전사장은 주로 자신이 속해 있는 이른바 6.3세대, 4.19세대의 모임인 「사월회」와 「고려대라이온스클럽」 등 대학인맥을 통해 정치인들에게 로비를 해왔다는 사실이 이날 청문회에서 드러났다. 그러나 이전사장은 김종국 전 그룹재정본부장과의 역할분담 여부를 집중 추궁한데 대해 『정총회장의 지시에 따라 임무를 수행하기 때문에 한보의 또 다른 로비스트인 김종국씨 등의 활동에 대해선 알 수가 없다』고 밝혀 자신의 로비와 김씨 등 다른 사람과의 로비행태가 다르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암시했다. 먼저 특위위원들은 이사장의 돈심부름 역할이 이미 국민회의 김상현 지도위의장과 민주당 이중재 의원에 대한 검찰수사과정에서 드러났기 때문에 그 전달경위와 대가성 여부에 초점을 맞춰 이전사장을 압박해 들어갔다. 신한국당 박주천 의원은 『95년 10월 국민회의 김상현 의원에게 5천만원을 준 것은 국감무마용 아니냐』고 다그친 뒤 『민주당 이중재의원에게 전달한 돈 역시 단순 치료비가 아닌 대가성 자금 아니냐』고 추궁했다. 이에 이전사장은 특히 김상현 의원에 대해 『정보근 회장이 한번 만나봤으면 해서 정태수 총회장으로부터 돈을 받아 전달했고 대가성 부분은 검찰이 일괄발표하게 될 것』이라고 말해 정회장이 지난 14일 청문회에서 『정치인에 대한 로비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증언한 내용과 상반됐다. 하지만 그는 이중재 의원에 대해선 『대가성이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특위위원들의 신문이 더욱 드세지자 이전사장은 『5천만원의 금품을 전달한 것은 한두건밖에 없다』고 말하고 『의원들의 후원회 때는 초청장을 받아 매년 10∼20명에 대해 재량으로 쓸 수 있는 활동비로 한달 1천만원 내에서 50만∼1백만원을 냈으며 예외적으로 정태수 총회장의 돈을 받아 1천만원 이상을 낸 경우도 있다』고 자신의 로비실태에 대해 부분적으로 구체적인 내역을 밝혔다. 이전사장은 국민회의 정세균 의원에 대한 로비와 김원길 의원 부분과 관련, 『지난해 10월 초·중순께 정의원을 찾아가 당진제철소 문제에 대한 협조를 구하면서 1천만원이 든 선물세트를 전했으나 거절당했다』고 답변하고 『국민회의 김의원에게도 후원금을 내고 영수증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날 청문회에서 이전사장은 로비를 한 정치인을 밝히라는 요구에 『야당의원뿐 아니라 전·현직 여당의원에게도 돈을 줬으나 검찰이 조사중이어서 명단을 공개할 수 없다』고 밝히고 『공무원에겐 주지 않았다』고 말해 의혹을 사기도 했다. 이날 신문에서 김민석 의원은 『정총회장은 근주건설 등 유령회사와 가짜 하도급계약을 맺고 발행한 진성어음을 충청은행 서울지점에서 할인하고 충청은행은 주로 대구 중심으로 영남지역 신용금고에서 재할인하도록 하는 수법으로 사채시장을 통해 96년만 해도 5천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것이 드러났다』며 하도급계약서와 진성어음 사본을 제시, 이전사장을 몰아붙였다. 한편 특위위원들은 홍태선 전 한보철강사장에 대해 2천억원 리베이트 의혹을 제기했으나 불발에 그쳤다.<양정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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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정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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