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그룹 임원인사 해설이번 인사는 지난 6일 취임한 진념 회장 체제의 정착을 뜻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룹원로들을 퇴진시킨데다 젊은 경영진들을 대거 포진시키면서 물갈이를 꾀했고, 주력사인 기아자동차의 생산·판매를 강화하는 변화를 시도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규모나 폭은 그리 크지 않다. 따라서 오는 연말 정기인사에서는 보다 큰 폭의 인사가 단행될 것이라는게 그룹주변의 관측이다.
이번 인사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이종대사장과 박제혁사장의 위상 강화. 특히 박사장은 기아자동차 및 기아자판 사장을 겸임하게 됐다. 이는 생산·판매의 효율성과 공격성을 강화하겠다는 진회장의 의지로 분석된다. 이같은 분석은 주력공장인 소하리와 아산만공장장 및 주요 생산라인의 담당임원을 교체하고, 재무통인 이룡희 그룹조정실 전무를 기아자판으로 전보한데서도 확인된다. 부도유예기간중 급조된 그룹경영혁신기획단을 그룹경영관리단으로 바꾸고 기아자동차에 관리본부를 신설, 본격적인 법정관리에 대비한 조직체계를 갖춘 것도 특징. 경영관리단은 진장관이 표방한 기아그룹 경영위원회의 기초가 되며 앞으로 이사회기능을 담당하게 되는데 이종대 사장정태승 전무 체제로 출범하게 됐다. 정전무는 통산부출신으로 마당발로 정평이 나 있고, 합리적이라는 평을 받고 있어 앞으로의 역할이 주목된다. 진회장은 이번 인사를 놓고 『옥석을 가릴 수 없어 힘들다』고 측근에게 털어놓을 정도로 고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박원배·정승량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