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체감점수'와 판이한 표준점수

선택과목 따라 '들쭉날쭉'…사탐ㆍ과탐등 1등급 (4%) 비율 넘기도

올해 수능시험의 특징은 그동안 수험생들이 지원대학을 결정하는 잣대로 삼고, 대학들도 대부분 전형에 활용했던 수능성적의 원점수나 변환표준점수, 총점 등이 주어지지 않는 대신 표준점수와 백분위, 등급만 표기된다는 점이다. 특히 표준점수는 과목간 난이도 등을 고려, 원점수 최고점자의 표준점수를 맞추는 등 성적을 보정하지 않고 그대로 제공돼 같은 원점수 만점자라도 과목별 수험생집단의 특성이나 난이도에 따라 표준점수가 큰 차이가 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비교적 쉽게 출제된 과목을 선택해 높은 원점수를 받아 환호했던 수험생은 뜻밖의 표준점수에 낙담할 수 있고, 또는 그 반대의 경우도 생길 수 있다. 아울러 각 대학이 수시모집 등에서 최저지원자격기준 등으로 활용하는 수능성적9등급제와 관련, 1등급 비율을 교육인적자원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4%'로 정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이보다 훨씬 많은 수험생이 1등급을 받았다. 등급간 경계점에 있는 동점자는 모두 상위 등급으로 인정하기 때문. 언어.외국어.수리영역 등 응시자가 많고 점수폭이 넓은 데다 배점이 다양하면대체로 1등급이 `4%'에 근접하지만 탐구나 제2외국어/한문처럼 점수 폭이 좁고 배점이 단순한 경우에는 1등급이 4%를 크게 상회하는 경우가 많다는 게 평가원측 설명이다. 한편 교육부와 평가원의 `쉬운 수능' 원칙이 수험생의 `체감 난이도', 즉 원점수에 맞추고 있어 표준점수 왜곡 현상을 가중시키고 있는 만큼 수험생의 적성.흥미에 따른 과목 선택을 유도하고 표준점수제를 정착시키기 위해 무조건 쉽게 내기보다난이도를 적절하게 맞춰 표준점수의 정상 분포를 유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수능 표준점수.백분위, 선택과목 따라 들쭉날쭉= 영역별 원점수 만점자의 표준점수는 언어 135점, 수리 `가'형 141점-`나'형 150점, 외국어 139점, 사회탐구 61~68점, 과학탐구 63~69점, 직업탐구 66~79점, 제2외국어/한문 63~100점이다. 언어와 수리, 외국어는 표준점수 최고점을 정점으로 원점수에 따라 고른 분포를보인 반면 응시자와 문항수가 적은 탐구 및 제2외국어/한문은 표준점수가 과목에 따라 들쭉날쭉한 현상이 빚어진 것. 사회탐구의 경우 원점수 만점자의 표준점수는 사회문화가 68점으로 가장 높았고경제지리 67점, 법과사회 66점, 한국근현대사 및 경제 각 65점, 세계사 64점, 정치63점, 국사 및 세계지리 각 62점, 윤리 및 한국지리 각 61점 등으로 최고-최저점 사이에 7점의 차이가 났다. 과학탐구는 화학Ⅱ 69점, 지구과학Ⅱ 67점, 생물Ⅱ 66점, 물리Ⅰ.화학Ⅰ 각 65점, 생물Ⅰ 및 물리Ⅱ 각 64점, 지구과학Ⅰ 63점으로 6점, 직업탐구는 가장 높은 해사일반(79점)과 가장 낮은 수산.해운정보처리(66점) 사이에 13점 차이가 생겼다. 특히 제2외국어/한문은 아랍어Ⅰ에서 원점수로 만점이 표준점수로 100점이 되는이례적인 현상도 생긴 반면 러시아어Ⅰ은 표준점수 최고점이 63점에 그쳐 무려 37점으로 격차가 벌어졌다. 1등급과 2등급을 구분짓는 표준점수는 영역별로 언어 128점, 수리 `가'형 131점-`나'형 140점, 외국어 132점, 사회탐구 61(윤리 및 한국지리)~66점(법과사회), 과학탐구 61(생물Ⅰ)~67점(화학Ⅱ), 제2외국어/한문 63(러시아어Ⅰ)~68점(한문) 등이었다. 많은 대학이 수시2학기 모집에서 최저지원자격으로 적용하는 수능 2등급 최저점은 언어 123점, 수리 `가'형 125점-`나'형 131점, 외국어 125점 등으로 언어.수리. 외국어가 엇비슷했다. 탐구는 윤리.한국지리.생물Ⅰ은 2등급이 전혀 없었고 나머지 과목은 60~65점이었다. ◆수능 1등급, 이론으론 `4%'-실제론 최대 `17%' = 표준점수의 상위 4%가 1등급이고 ▲4~11% 2등급 ▲11~23% 3등급 ▲23~40% 4등급 ▲40~60% 5등급 ▲60~77% 6등급▲77~89% 7등급 ▲89~96% 8등급 ▲96~100% 9등급이다. 이번 수능시험에서 1등급을 받은 수험생은 언어 4.73%, 수리 `가'형 4.94%-`나'형 4.53%, 외국어 4.18%로 이들 영역은 4%를 약간 웃돌았다. 반면 사회탐구는 윤리 17.37%, 국사 10.80%, 한국지리 11.86%, 세계지리 9.35%,경제지리 7.53%, 한국근현대사 8.19%, 세계사 7.91%, 법과사회 4.35%, 정치 5.36%,경제 5.25%, 사회문화 5.19% 등으로 대부분 4%보다 훨씬 많았고 그 차이도 컸다. 과학탐구도 1등급 비율이 물리Ⅰ 6.93%, 화학Ⅰ 4.76%, 생물Ⅰ 14.18%, 지구과학Ⅰ 7.40%, 물리Ⅱ 8.12%, 화학Ⅱ 4.28%, 생물Ⅱ 8.92%, 지구과학Ⅱ 7.83% 등이었다. 직업탐구에서는 4.03(해양일반)~6.06%(수산.해운정보처리), 제2외국어/한문에서는 5.83(프랑스어Ⅰ)~13.71%(러시아어Ⅰ)가 각각 1등급을 받았다. 따라서 1등급이 일정하지 않기 때문에 상위 4%에서 11%까지 7%의 수험생이 받아야 할 2등급의 비율도 이에 맞춰 제각각이다. 사회탐구에서 윤리와 한국지리는 원점수 만점자인 1등급이 넘쳐 2등급은 `0%'로1문항을 틀릴 경?곧바로 3등급으로 뛰었고 한국근현대사는 2등급 비율이 3.47%로기준(7%)에 미치지 못한 반면 정치는 10.79%나 됐다. 과학탐구의 2등급 비율도 과목별로 생물Ⅰ은 아예 없었고 지구과학Ⅱ는 4.24%인데 비해 지구과학Ⅰ은 10.60%나 됐으며 제2외국어/한문도 러시아어Ⅰ 0%, 중국어Ⅰ3.66%, 아랍어Ⅰ 10.55% 등이었다. 이같은 현상은 선택과목별로 교과내용, 출제위원, 응시자가 모두 달라 난이도를맞추기 사실상 불가능한데다 전반적으로 `쉬운 수능' 원칙에 의해 일부 과목에서 만점자가 양산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 입시전문가는 "현재 상황에서는 수능9등급제를 활용하는 대학이 수시모집 등에서 최저지원자격기준으로 적용하는 50여개대에 불과해 별 문제가 없을 수 있지만2008학년도부터 등급만 표기되기 때문에 난이도를 적절히 조절해야 수험생의 혼란을줄이고 예측 가능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수험생 선택과목 선택 경향도 뚜렷 = 계열 구분이 없어진 올 수능시험에서 선택과목을 고르는 수험생의 경향이 그대로 나타났다. 비교적 쉽다고 생각되는 과목 등에 지원자가 몰린 것. 평가원에 따르면 57만4천218명의 지원자 중 영역별로 언어(56만7천950명), 수리(50만4천258명), 외국어(57만431명), 탐구(56만9천323명)에 대부분 응시했다. 이들 4개 영역을 모두 응시한 수험생은 전체 응시자의 86.2%인 49만4천708명이고 언어, 수리, 외국어 3개 영역에 모두 응시한 수험생은 86.4%인 49만6천200명. 탐구영역 응시자 56만9천323명은 사회탐구 33만9천278명(59.6%), 과학탐구 19만5천182명(34.3%), 직업탐구 3만4천863명(6.1%)이었고 제2외국어/한문 응시자는 12만3천193명으로 전체의 21.5%였다. 수리는 수학Ⅰ.Ⅱ에 선택과목까지 있는 `가'형이 28.9%(14만5천823명), 수학Ⅰ에서만 출제되는 `나'형이 71.1%(35만8천435명)로 `나'형 쏠림 현상이 두드러졌으며`가'형 응시자 선택과목은 미분과 적분(95.5%), 확률과 통계(3.7%), 이산수학(0.8%)순이었다. 사회탐구는 한국지리(23만2천370명), 사회문화(22만9천100명), 윤리(17만9천697명), 한국근현대사(17만1천591명), 국사(15만9천52명) 등 전통적으로 쉽다고 여겨지는 과목에 응시자가 몰렸고 세계지리(2만9천614명), 경제지리(2만9천671명), 세계사(3만6명) 등에는 응시자가 적었다. 과학탐구도 17만7천455명(화학Ⅰ)~1만7천328명(지구과학Ⅱ), 직업탐구는 1만9천527명(컴퓨터일반)~55명(해사일반) 등으로 편차가 컸다. 4과목까지 고를 수 있는 사회탐구는 4과목 선택이 85.7%, 3과목 선택이 11.8%로3과목 이상 선택자가 97.5%, 역시 4과목까지 고를 수 있는 과학탐구는 4과목 선택이84.4%, 3과목 선택이 13.3%로 3과목 이상 선택자가 97.7%였으며 3과목까지 고를 수있는 직업탐구에서는 96.0%가 3과목을 선택해 시험을 치렀다. (서울=연합뉴스) 강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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