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코스닥, 액면가 3자배정 유상증자 봇물

코스닥 시장에서 액면가에 3자 배정 유상증자를 단행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증자를 통해 퇴출의 위험에서 벗어나고, 신규 사업자금도 유치하기 위한 `고육책`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액면가 유상증자는 등록기업이 택할 수 있는 마지막 선택으로, 증자에 성공해 살아나는 경우도 있지만 실패할 확률이 높아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27일 코스닥증권시장에 따르면 이달 들어 세 곳이 액면가에 3자 배정 유상증자를 결의하는 등 올들어 9곳이 액면가 증자를 결의했다. 액면가 보다 100원 많은 600원 이하에서 증자를 한 곳도 6곳이나 된다. 그러나 액면가 증자도 어려운 기업도 있다. 고려전기는 지난 19일 투자자가 60억원의 증자대금을 납입하지 않아 실패했다. 증자를 다시 결의해 오는 29일이 납입예정일이지만 성공여부는 불투명하다. 액면가 유상증자로 최대주주가 바뀌고 주가가 급등하는 곳도 있다. 바른손은 파마어드바이져리홀딩스가 액면가에 100억원의 지분을 인수해 최대주주가 될 것이란 소식이 전해지면서 지난 2일 370원에서 시작한 주가가 700원까지 급상승했다. 그러나 파마어드사는 지난 5월 설립된 자산 2억원의 회사로 자금조달이 이뤄지지 않아 납입일을 5월30일에서 6월11일로 연기하는 등 불안한 상황이다. 유상증자에 성공해도 주가가 액면가를 밑도는 곳도 있다. 제이스텍은 지난 20일 액면가인 500원에 20억원 규모의 3자 배정 유상증자를 성공했지만, 주가는 지난 2월 이후 400원대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미르피아는 올들어 액면가에서 2번, 520원에서 1번 등 한달 동안 모두 3번의 3자 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증자를 통해 자본잠식은 면했지만, 주식 수는 4배 가까이 늘어났다. 대주주의 횡령으로 지난해 자본이 전액 잠식됐던 로이트(옛 텔넷아이티)도 액면가에 59억원을 증자해 퇴출을 피했다. 한 구조조정전문회사 대표는 “최근 저가 증자는 단기 차입금으로 납입을 한 후 도로 빼 가는 경우가 많다”며 “회생가능성이 확실하거나 투자자가 분명하지 않다면 정상적이지 않은 증자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우승호기자 derrida@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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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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