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북핵 새국면…해법 찾으려나

美, 7월말까찌 기한설정<br>中은 물밑 외교노력 강화… 한·미·일 정책조정 곧 착수

북핵 새국면…해법 찾으려나 북한 핵문제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강경자세를 유지해온 미국이 부시 대통령의 러시아에서 열린 대독일전 승전 60주년 기념행사 참석 이후 다소 유화적인 제스처를 보이고, 중국은 북한을 설득하고 압박하는 양면책을 진행 중이다. 후진타오 주석의 북한 방문이 최대고비가 될 전망이다. 관련국간 정책조율을 위한 외교부의 발걸음도 분주해지고 있다. 다만 북한은 여전히 강경자세를 견지, 북핵을 둘러싼 한반도의 긴장은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다. 美 "뉴욕채널 열려있다" 유화제스처 '북한은 주권국가', '6자회담 틀 속에서 (북ㆍ미간) 양자회담 가능하다', '뉴욕의 채널은 항상 열려 있다'. 북한 핵문제에 대한 라이스 미 국무장관 등 미국 당국자들의 연이은 발언이다. '폭정국가인 북한'을 설득할 수 없어 북핵 문제를 유엔 안보리에 상정하고 군사적 행동 강행설을 흘리던 때와는 다른 톤이다. 불과 일주일 정도 사이에 북핵 문제에 임하는 미국의 태도에서 유화적인 움직임이 읽혀진다. 특히 미 국무부 톰게이시 공보국장이 '뉴욕채널'을 말한 것은 의미심장한 대목으로 볼 수 있다. 뉴욕채널이란 북한의 유엔 주재 외교라인과 사전접촉할 수 있다는 뜻이다. 북미간 양자회담도 조심스레 모색되고 있다. 일본 교도통신은 10일 미국 정부는 북한이 회담에 복귀할 경우 지금까지 다국간 협의 틀 안에서 진행해온 북ㆍ미 대화를 강화, 더욱 실질적인 양자간 교섭을 추진할 방침을 굳혔다고 워싱턴발로 보도했다. 미국은 다만 시한이 7월 말로 잡힌 외교적 노력이 실패할 경우 유엔 안보리 상정 등 강경책을 포기하지 않을 전망이다. 중국에도 이 같은 입장이 전달된 것으로 전해졌다. /최원정 기자 abc@sed.co.kr 中 "北 뭔가 보여줘야" 적극 중재나서 중국은 꼬인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북한과 막후 협상을 벌이는 등 적극 중재에 나서고 있다. 서울의 중국 정부 고위 소식통은 10일 외교부 출입기자단과 만남을 자청해 "상대방을 자극하지 말고 냉정을 찾도록 하는 게 중요하며 너무 조급해서도 오래 끌어서도 안되며 적절한 방법으로 6자회담을 재개해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과 북한에 '점잖게' 충고한 셈이다. 미국에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등을 통한 외교제재를 하지 말고, 북한에는 핵 실험 등 무력시위를 자제해야 한다는 것. 중국이 6자회담 타결을 위해 사용할 수 있는 최대 카드는 후진타오 주석의 방북. 중국 고위 소식통은 "후 주석이 방북하려면 국제사회가 지켜보고 있는 만큼 6자회담과 관련해 뭔가 고무적인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북한의 양보가 없는 한 후 주석의 방북이 어렵다는 얘기도 대북 압박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전용호기자 chamgil@sed.co.kr 韓, 대화분위기 살리기 외교적 노력 한국정부는 모처럼 찾아온 대화 분위기를 이어나가기 위해 외교력을 총동원하고 있다. 미국과 의견을 조율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 한국과 미국을 오가는 바쁜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북핵 6자회담 미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는 나흘간의 일정으로 13일 오후 한국을 방문한다. 힐 차관보는 방한기간인 오는 16일 우리측 수석대표인 송민순 외교통상부 차관보, 반기문 외교부 장관을 각각 예방하고 북핵 문제를 풀기 위한 다각적인 대책을 심도 있게 논의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송민순 차관보는 11일부터 이틀간 미국 워싱턴에서 힐 차관보와 현 국면을 타개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한국정부는 특히 이번 모스크바 정상회담을 계기로 최근 강경대응에서 대화재개로 입장을 재정리한 미국을 설득하기 위해 적극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통상부의 한 당국자는 "북한이 협상에 나서지 않는 이상 미국을 설득하는 것은 한계에 부딪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전용호기자 chamgil@sed.co.kr 北은 "폐연료봉 작업완료" 강경 고수 해법을 모색하기 위한 다각적인 국제적 노력과 달리 북한은 대외적으로 강경자세를 풀지 않고 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11일 "영변 원자력 발전소에서 폐연료봉을 꺼내는 작업이 끝났다"고 밝혔다. 사실이라면 핵탄두 제조에 한걸음 더 다가섰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외무성 대변인은 "5MW 시험 원자력발전소에서 8,000개의 폐연료봉을 꺼내는 작업을 최단 기간 내 성과적으로 끝냈다"고 덧붙였다. 대변인은 또 "우리는 이에 따라 자립적 핵동력 공업을 발전시키는 것을 기본으로 하면서 조성된 정세에 대처한 방위적 목적에서 핵무기고를 늘리는 데 필요한 조치들을 취해나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과 중국의 다각적인 외교노력이 펼쳐지고 미국이 강경자세를 누그러뜨리고 대북 유화책을 조심스럽게 꺼내는 마당에 나온 북한의 이 같은 발표는 화해와 대화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을 것으로 우려된다. 외교부 주변에서는 북한의 움직임에 대해 신경을 곤두세우면서도 북한이 협상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대화 직전에 강경카드를 선택한 것 같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북한의 핵실험 강행 시사발언이 풀리는 듯했던 북핵 문제를 어떤 방향으로 몰고 갈지 주목된다./이성기기자 sklee@sed.co.kr 입력시간 : 2005-05-11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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