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핵실험 충격] 의문점·논란
방사능 탐지돼야 진위 확인될듯
권구찬 기자 chans@sed.co.kr
지난 9일 북한이 실시한 핵실험을 두고 핵실험의 진위와 핵무기 발사 능력 보유 여부 등 다양한 논란과 갖가지 의문점이 제기되고 있다. 또 추가 핵실험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박길연 UN 주재 북한대사는 9일 (현지시간) 추가 핵실험 계획에 대해 "그것으로 충분한 것으로 생각하지 않느냐"고 답해 주목을 끌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은 북한이 핵실험을 한 지 하루가 지난 현재까지 북한의 핵실험에 대한 공식적 판단을 미루고 있다. 정확한 판단을 위해서는 방사능 탐지 등 사후적인 조사활동이 필요하기 때문. 우리 정부는 핵실험 판단에 2주가량 소요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의 핵실험 발표 이후 한나절이 지나자 국제 핵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북한의 핵실험 진위 논란이 등장했다.
외신들은 핵 전문가와 정보ㆍ안보라인 관계자의 분석을 인용, "핵실험이 아닐 수 있다" "핵실험을 했더라도 실패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조심스레 보도했다. 이 논란은 하루가 지나서도 가라앉지 않고 있다. AFP통신은 10일 미국 정보 당국자의 말을 인용, "북한에서 감지된 지진파가 1킬로톤 미만"이라면서 "現재로서는 이것이 핵실험에 의한 것인지 단정할 수 없다"고 보도했다. 이 통신은 나아가 폭발규모가 지나치게 작다는 점에 주목하면서 "북한이 세계를 속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 같은 외신 보도들은 북한을 국제적 영향을 가지게 되는 핵 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기본 입장을 바탕으로 북한의 핵 능력을 평가절하하기 위한 분석으로 해석되고 있다.
국제사회의 또 다른 관심사는 북한이 핵무기를 실전화하기 위해 핵을 미사일에 탑재할 만큼 핵탄두를 소형화했는지 여부다. 북한은 이미 단ㆍ중거리용 노동미사일과 장거리용 대포동 미사일을 보유, 핵무기의 운반체 기술은 완성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10일 던컨 레녹스 영국 '제인스 전략무기 시스템' 편집장을 인용, "북한의 핵실험 다음 단계는 미사일 장착이 가능하도록 핵탄두를 소형화하는 작업이 될 것"이라고 밝혀 북한의 탄두 소형화 기술이 충분하지 않을 것으로 평가했다.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소장도 "폭발장치를 미사일 탄두에 얹을 정도로 소형화ㆍ무기화하는 일이 결코 간단하지 않다"면서 "북한이 무기화했는지 여부는 아직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핵 보유량은 추가 핵실험 여부와도 직결된 사안이다. 우리 외교ㆍ안보당국은 최소한 5개 이상의 핵무기를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특히 이미 1~2개의 핵무기를 제조했을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김승규 국정원장은 지난 9일 국회 정보위에서 "북한이 92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 이전에 확보한 플루토늄 10~12㎏을 포함해 총 30~40㎏의 플루토늄을 확보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플루토늄 5~6kg으로 핵무기를 1개를 만들 수 있다.
ISSI는 2004년 보고서를 통해 북한은 2~10개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플루토늄 보유량은 15~38kg 수준이라고 추정했다. 일부에서는 플루토늄 보유량을 최대 50kg까지 늘려 잡고 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핵 보유량이 어느 정도 인지를 추정하는 데 추가 핵실험 여부가 판단의 기준이 될 수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핵의 실전화를 위해서는 1차례 핵실험만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다.
입력시간 : 2006/10/10 18: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