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美 대형 항공사 AA 파산설 고개

실적악화 모기업 AMR 주가 33%나 떨어져… 2003년來 최저치<br>구조조정등 비용절감 노력 외면… 가격경쟁서 밀려


미국의 대형 항공사인 아메리칸 에어라인(AA)이 극심한 경영난을 견디지 못해 파산설에 휩싸였다. 경쟁업체와의 비용 경쟁에서 밀려난 데다 경기 상황마저 좋지 않아 모기업인 AMR의 실적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기 때문이다. 3일(현지시간) 뉴욕증권시장(NYSE)에서 AMR의 주가는 지난 주 종가에 비해 33%나 떨어진 1.98달러에 거래를 마쳐 2003년 이후 가장 낮은 가격을 기록했다. 이처럼 AMR의 주가가 크게 떨어지자 장중 7차례나 거래가 중단되기도 했었다. AMR의 주가는 이날 주가가 폭락하기 전에도 올해 들어 62%나 하락했다. 회사 측은 앞으로 실적을 개선할 필요성에 공감한다면서도 파산설을 부인했지만 업계에선 구조조정이 지연되고 있어 파산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레이 네이들 맥심그룹 항공기ㆍ항공우주산업 분석가는 "AMR은 업계 흐름에 맞춰 비용을 낮출 필요가 있으며 법정관리에 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AMR의 주가 폭락은 무엇보다 경쟁업체들과의 경쟁에서 밀려났기 때문이다. 델타항공과 사우스웨스트항공 등 업계 1ㆍ2위를 다투는 항공사들이 비용절감 노력과 합병을 통해 앞서가는 사이 AMR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었다. 2000년대 초반부터 미국의 항공사들은 저가 항공사들과의 비용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대규모의 직원 감원과 미국의 법정관리 제도인 '챕터11'을 통한 구조조정으로 비용절감 노력을 해왔다. 하지만 AMR은 '챕터11'의 적용을 받지 않았으며 이로 인해 높은 임금을 포함한 운영 비용에 대한 조정이 이뤄지지 않았고 그 결과 경쟁업체와의 가격경쟁에서 밀리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2008년 당시 3위였던 델타항공과 5위였던 노스웨스트항공이 합병을 통해 업계 1위로 올라서는 등 대형항공사들이 힘을 합쳐 경쟁력을 키운 것도 AMR의 경쟁력을 떨어뜨리고있다. 지난 7월 발표된 AMR의 2ㆍ4분기 실적이 2억8,600만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지난해 3ㆍ4분기 이후 적자수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실적 악화로 인해 AMR의 2ㆍ4분기 총부채도 지난 해 같은 기간 161억달러에서 171억달러로 늘어났다. 반면 경쟁업체인 델타항공과 사우스웨스트항공은 2ㆍ4분기에 각각 1억9,800만달러와 1억6,100만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ARM이 전체 항공 수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세계항공수송통계(WATS)에 따르면 델타항공과 사우스웨스트항공은 연 1억명이 넘는 승객이 이용하고 있으나 AA의 이용승객은 8,000만명 수준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AMR은 오랫동안 지켜왔던 업계 1위 자리를 델타항공에 내주고 3위로 밀려난 상태다. 최근 경기 침체로 전세계적으로 항공 수요가 줄고 있다는 점도 AMR에게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IATA는 8월 항공 수송객이 7월과 비교해 1.6% 감소했으며 화물 운송계약도 지난해 8월에 비해 3.8% 떨어졌다. 유럽발 재정위기 등의 여파로 올해 항공과 화물부문의 성장률은 각각 5.9%와 1.4%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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