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자 사망건수가 예상과 달리 겨울철보다 여름철에 2배이상 많아 서울시 등 관계당국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14일 인도주의의사실천협의회(이하 인의협) 등에 따르면 지난 98년부터 2001년까지 월별로 노숙자들의 '객사'(客死)를 조사한 결과, 12월이 평균 7.7명으로 가장낮은데 반해 6월이 평균 18.8명으로 가장 높았다.또 '행려병자'로 분류돼 의료기관에 후송된 뒤 사망한 경우까지 포함한 전체 노숙자 사망자수는 98년 479명, 99년 467명, 2000년 413명, 2001년 11월말 현재 313명등 최근 4년 동안 총 1천672명이 숨을 거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노숙자수는 1월 300명에서, 날씨가 따뜻해지는 4,5월부터 증가하기 시작해 7월과 8월에 각각 549명, 504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여름이 시작되는 6월에 사망자가 급증해 하절기 노숙자 대책이 오히려 절실한 것으로 분석됐다.
인의협의 주영수 교수는 "겨울철에 동사(凍死)가 많을 것으로 생각, 노숙자 대책이 겨울철에 집중돼 있지만, 시설 등에 수용돼있던 사람들이 쏟아져 나오는 6월부터의 여름철 노숙자 대책이 소홀해 이런 결과가 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민관 합동의 모범사례로 서울역앞에 설치된 '노숙자 현장진료센터' 등을상설화하고 이를 대전, 대구, 부산 등 다른 노숙자 밀집지역으로 확대시키며 노숙환자들에게 약만 주지말고 공공의료체계로 편입시킬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노숙자 사망원인과 관련, 지난해 8월 노숙자 201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검사에서가장 많은 51명이 알코올 중독 등으로 심각한 간이상 증상을 보였으며 만성B형간염,당뇨병, 혈소판감소증 등도 상당수 있었다.
한편 서울시가 당초 서울역 주변에 노숙자들이 들러 목욕하고 새 옷으로 갈아입도록 설치하려 했던 '드롭-인'(Drop-in) 시설도 주민들의 반발과 구청의 민원기피현상으로 사실상 무산된 상태다.
노숙자 다시서기 지원센터의 서정화 실장은 "지난 97년 IMF 사태이후 한때 4천700명까지 늘어난 노숙자들의 경우 시설 입소 노숙자는 점차 줄어들고 있지만, 거리노숙자는 여전히 정책에서 소외돼 방치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성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