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200대 기업의 올 상반기 설비투자 실적이 지난해 동기 대비 6.2% 증가하는 데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하반기에는 상반기에 집행되지 않은 투자물량 등으로 인해 설비투자가 전년 동기 대비 24.2%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최근의 경기흐름을 볼 때 실제 집행규모는 축소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7일 산업자원부는 주요 업종별 매출액 기준 상위 2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올 상반기 설비투자 실적과 하반기 투자계획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200대 기업 설비투자 조사는 1년에 2회에 걸쳐 실시된다.
이번 조사에서 올 상반기에 실제 집행된 설비투자는 연초에 예상했던 27조6,000억원에 훨씬 못 미치는 21조9,302억원에 그쳐 지난해 동기보다 6.2% 늘어나는 데 머물렀다. 2005년 상반기 중 전년 대비 14.0% 증가했던 데 비해 올해는 증가율이 크게 떨어진 것이다. 특히 상반기 설비투자 부진은 정보통신(전년 동기 대비 -26.0%), 가전(-27.6), 반도체(-18.2%) 등이 주도한 것으로 파악됐다.
하반기에는 상반기 부진에 따른 투자계획 연기와 환율 안정 등으로 설비투자가 27조1,36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24.2%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산자부는 설명했다. 특히 정유와 전력 부문에서 대규모 설비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경기둔화 속도가 빨라 실제 집행규모는 예측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아울러 200대 기업들은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설비투자 재원의 거의 전부를 내부 유보금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내부 유보자금 조달비중은 2004년 68.8%, 2005년 72.8%에서 2006년 74.5%(추정치)로 늘어나는 추세다. 이번 조사에서 200대 기업들은 투자 활성화를 위해서는 올해 일몰 예정인 임시투자세액공제 제도를 연장하고 수도권 입지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