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워런트증권(ELW) 시장이 외형상 급성장하고있지만 내부적으로는 거래가 주가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일부 종목에만 편중되는등 시장의 왜곡이 심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10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ELW 시장의 거래량은 1억1천300만주로 3일연속 1억주를 넘어섰으며, 거래대금은 986억원으로 1천억원대에 근접했다.
그러나 이 중 코스피200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종목들에 6천600만주, 520억원이상이 몰리면서 전체 거래량의 58.6%, 거래대금의 53.2%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해12월 ELW 시장이 처음 개설된 이후 가장 높은 수준라는 게 증권업계의 설명이다.
코스피200지수 관련 종목 수는 콜과 풋을 합쳐 모두 31개로 전체 250개 상장 종목 중 12%에 불과하다.
게다가 이들 31개 종목 중에서도 상위 3개 종목에만 코스피200지수 관련 종목들전체 거래량의 절반 이상이 집중된 것으로 조사됐다.
◇ 2월 들어 편중현상 심화 = 이 같은 편중 현상은 주식시장이 지난 1월 중순고점을 형성한 뒤 하락 조정을 받으면서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유가증권시장본부의 박종찬 팀장은 "1월까지만 해도 지수 관련 종목 비중이 20%미만이었으나 2월 들어 50% 수준으로 확대됐다"며 "증시 전망이 불투명해지면서 개별 종목 관련 투자에 따른 위험이 높아진 데다 개별 종목 ELW의 경우 주가 하락에대비할 수 있는 풋 종목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거래가 지수 관련 ELW에만 편중되고 개별 종목은 부진하다 보니 투자자들도 자연스레 유동성 위험이 높은 종목들을 기피하게 되면서 ELW 시장내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최근 증권사들도 신규로 내놓는 ELW 상품들 중에도 지수 관련 종목의 비중을 늘리는 추세다.
◇ 개별옵션 닮아가나 = 일각에서는 이 같은 현상이 고착화될 경우 당초 ELW의도입 취지가 무색해지는 것은 물론 현재 거의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개별종목 옵션시장처럼 개별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한 ELW 시장이 유명무실해질 가능성이 있다는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김현태 대우증권 연구원은 "주가지수를 대상으로 한 레버리지 투자 수단은 지수선물옵션이 있기 때문에 ELW는 당초 개별 종목들 대상의 레버리지 투자 수단을 도입한다는 의미가 컸다"며 "그러나 현재 상태로는 이 같은 의미를 찾기가 힘들다"고 밝혔다.
그러나 아직은 시장 개설 초기 단계인 데다 주식시장의 영향이 크기 때문에 시장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김준호 현대증권 연구원은 "증시가 활황세로 돌아서고 개별종목들의 모멘텀이살아나면 개별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한 거래도 다시 활기를 띨 가능성이 있다"며 "그러나 증권사에서도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 만한 상품들을 개발하려는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